“요리 말고도 의외로 잘하는 거 많은데...”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은 시곗바늘이 거꾸로 한 발짝을 떼었다.
아니, 빛보다 빠른 속도로 시간을 넘었다가 한 눈금 덜 돌아왔다고 보는 게 더 맞을까.
- 너 의외로 다재다능하다?
이런 기억이 딸려온 걸 보면.
“아, 맞다! 노래, 노래 잘 부르지?”
“아닌데.”
“정색하는 거 보니까 맞는데?”
“아니라고.”
“그래? 그럼 지금 해봐.”
“뭐를..?”
“노래. 아무 거나 너 좋아하는 걸로.”
모른 척 시치미를 떼고 있는 저 시곗바늘이 시공간을 일그러뜨린 게 틀림없다. 순리를 거스른 죄악이 깔때기처럼 벌어져, 블랙홀과 화이트홀처럼 점점 더 많은 기억들을 삼키고 또 뱉어내고 있다.
- 음악 뭐 좋아해?
그 목소리. 그 입매. 그 눈빛.
희석된 붉은 잉크 한 방울이 종이에 번지듯이, 어그러진 겨울의 한가운데에 봄의 환상이 흐릿하게 물든다.
- 사카모토...
“그런 거 없는데.”
링고아메(りんご飴). 나는 사과 겉에 입힌 사탕옷같이 번듯하고 딱딱한 미소를 입술에 씌우고, 끈적한 거짓으로 벌어진 시공간의 틈새를 메꾸었다.
그 사탕옷 때문에 신맛만 나는 사과 조각은 입안으로 삼키고서.
“거짓말. 어떻게 살면서 좋아하는 노래가 하나도 없을 수 있어?”
“난 재미없는 인간이니까.”
“그럼 신청곡 들어간다? ‘데이비드 실비안’이 부른 “Forbidden Colours” 부탁해.”
어쩔 도리가 없는 진실을 마주한 금지된 욕망이 쓰라리고 쓴 맛으로 변해 버리고, 삼킨 사과 조각이 목구멍을 틀어막았다. 원래 투명해야 할 순수한 얼음에 가벼운 불순물이 섞여 들면서, 이미 알고 있지만 나는 알 자격이 없는 일들이 그 안에서 뿌옇게 비웃고 있다.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11년 전>
봄에 대한 겨울의 마지막 저항은 꽤 길게 이어졌다. 아침저녁으로 차가운 바람은 ‘이제 봄이니 따스해졌겠지’ 하고 방심한 사람들의 얇은 옷 틈을 파고들었다.
“콜록콜록!”
“에취!”
훌쩍 키가 큰 일교차 탓에 감기에 걸린 사람들처럼, 벚꽃눈은 아직 옷깃을 꽁꽁 여미고 있다. 어느덧 3월 셋째 주. 나는 기약 없는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벚나무를 올려다보았다.
오늘은 어쩌다 보니 평소보다 조금 일찍 학교에 도착했다. 어제의 발자국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학교 건물에 도착한 순간, 안에서 웬 쾅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이 들렸다.
“꺄악!”
얼른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어떤 여학생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그녀의 옆에는 커다란 종이 더미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상대가 등을 지고 있어서 명찰은 보이지 않았지만, 입고 있는 체육복 바지가 군청색인 걸로 보아 2학년 선배일 거 같아서 나는 일단 존댓말을 쓰기로 했다.
“괜찮아요?”
갑자기 누가 뒤에서 말을 걸어서 깜짝 놀랐는지 그녀가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으로 가려져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꼴사나운 모습을 보인 게 부끄러운지 그녀는 얼른 몸부터 일으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허리 아래쪽을 부여잡으며 신음을 흘렸다.
“아야, 아...”
아마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세게 찧은 모양이었다. 딱딱한 돌바닥인데 꽤 아팠겠다 싶어 보는 내가 다 얼굴이 찡그려졌다. 나른한 햇빛이 문에 달린 창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와 그녀의 거친 갈색 머리카락을 주황빛으로 물들였다. 그 탓에 낑낑 아파하는 그녀의 모습이 마치 상처 입은 여우처럼 보였다.
나는 그녀의 가슴팍에 달린 명찰을 힐끔 쳐다보았다. 하늘색, 역시 2학년 선배였다. 존댓말을 쓰길 잘했다 속으로 생각하며, 나는 몸을 숙여 바닥에 흩어진 종이 더미들을 주워 모았다. “동영 신문”. 학교 이름을 딴 걸 보니 교내 신문이었다.
내가 신문을 줍는 걸 보고 그녀는 더욱 어쩔 줄 몰라했다.
“아, 아니... 미안, 이걸 어쩌지...”
한데 모은 신문을 넣으려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쇼핑백을 벌려보니 밑이 시원하게 뚫려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찢어진 쇼핑백을 보여주었다.
“이거 찢어졌네요.”
이어지는 불운에 속이 상한 그녀가 한숨을 쉬며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아, 정말 가지가지... 어? 너!”
“예?”
그녀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번에!”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얼핏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싶었던 그때, 그녀가 시원하게 기억의 고속도로를 뚫었다.
“혜정쌤한테 면담받으러 왔던 애!”
“아, 그럼 그때 그..!”
그녀는 지난주에 교무실에서 본, 담임 선생님과 담소를 나누고 있던 여학생 둘 중 한 명이었다. 그때는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고 있었는데 오늘은 풀고 있어서 바로 알아보지 못했나 보다.
나는 아까 색깔만 확인했던 그녀의 명찰을 다시 보았다. 김준범. 남자라고 오해받기 딱 좋은 이름이지만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발이 거칠고 두꺼워서 더욱 풍성해 보이는 머리카락, 큰 키와 우람한 골격이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주목을 끌만한 이름과 체격에 비해 그녀의 얼굴은 뭔가 특색 없이 수수했다. 가무잡잡한 피부에 살짝 작은 눈과 시원한 입, 전체적으로 순수함이 풍기는 인상이었다.
“혜정쌤 반 애야? 1학년?”
그녀는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대하듯 반갑게 웃었다.
“아... 네. 저, 이건 어떻게...”
“아 참, 미안. 고마워.”
그녀는 내가 아직 어정쩡하게 신문 더미를 들고 있는 걸 보고 얼른 양팔을 내밀었다. 나는 그녀에게 신문 더미를 넘기려다가 문득 그 묵직한 무게를 실감하고 멈칫했다.
“이거 꽤 무거운데, 괜찮으시겠어요?”
“어? 괜찮아. 여기까지 들고 왔는걸.”
“쇼핑백, 그래서 찢어진 거 같은데.”
“어, 그렇지... 그냥 들고 가면 돼.”
“꽤 많은데요. 게다가 다치신 거 아니에요?"
“아니 뭐, 그냥 엉덩이만 좀 아플 뿐이야.”
“... 어디까지 가세요?”
“어?”
“들어드릴게요.”
내 제의에 적잖이 놀랐는지 그녀의 작은 눈이 번쩍 떠졌다. 한동안 우물쭈물 망설이던 그녀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4층까지 좀 부탁할게.”
나는 준범 선배의 뒤를 따라갔다. 담임 선생님과 어떤 사이인지 선배는 계단을 오르는 내내 선생님에 대한 호감을 표했다.
“혜정쌤 반이라니, 좋겠다. 쌤 좋지, 그치?”
나는 저번 면담 시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입을 일자로 꾹 다물었다. 선배는 아랑곳 않고 선생님 칭찬을 계속했다.
“나도 쌤 반이었으면 좋겠다. 여성스러우면서 내숭 없이 솔직 털털하시고, 다정하시고, 학생 하나하나 잘 챙겨주시고...”
나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4층에 다다른 우리는 과학실이나 조리 실습실 같은 특별 수업을 위한 교실을 죽 지나서 어떤 문 앞에 멈춰 섰다.
“여기야.”
나는 문 위에 달린 팻말을 올려다보았다.
[방송실]
‘매일 점심시간에 나오는 음악 방송이 여기서 송출되는 건가?’
원래는 이어폰 너머 관심 밖이었으나, 김다윗이 찾아오던 그 3일간은 어쩔 수 없이 방송을 들었다. 다수의 학생에게 맞춘 선곡은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 진행자의 목소리는 잔잔하고 예쁘다고 생각했다.
‘이 선배 목소리랑은 좀 다른데? 진행자는 다른 사람인가 보다.’
“들어와.”
선배가 안으로 들어가며 내게 따라오라는 고갯짓을 했다. 나는 그녀를 따라 방송실로 들어갔다.
“나 왔어~”
오늘 아침 들어본 중에 가장 밝은 목소리로 준범 선배가 누군가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던 그 목소리가 선배를 반겼다.
“왔어?”
방 안쪽 구석에 위치한 의자에 앉아 있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읽고 있던 책을 덮으며 고개를 들었다.
작고 가녀린 체구의 그녀는 느슨하게 땋은 부드러운 갈색 머리카락을 베이지색 털 스웨터 위로 늘어뜨리고 있었다. 갈색과 베이지색, 전체적으로 커피 향이 날 것 같은 분위기에 물빛을 닮은 보라색 안경테가 살짝 포인트를 주었다. 큰 눈만큼이나 커다란 안경은 귀여운 새끼 올빼미를 연상시켰다.
나는 책 제목을 가리고 있는 하얀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 우리 학교 학생?”
그녀는 준범 선배 뒤에 서있는 나를 발견하고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휘둥그레 떴다. 학교에 그 학교 학생이 있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 싶었다.
“오다가 사고가 생겨서 도움을 좀 받았어. 아, 미안. 무거웠지?”
“아니요. 괜찮아요.”
“여기 책상에 놔주면 돼. 고마워.”
나는 준범 선배가 가리킨 책상 위에 신문 더미를 내려놓았다.
안경을 쓴 그녀가 놀라며 물었다.
“사고?”
“어. 이거 들고 오다가 좀...”
“넘어졌어? 안 다쳤어?”
“엉덩방아만 살짝 찧었어. 체육복 바지를 입고 있어서 살았지 뭐야. 안 그랬음 엄청 민망했을 텐데.”
“저런... 아저씨는?”
“허리를 다치셔서 그 아들이 배달을 왔다는데, 학교 정문에 그냥 놓고 갔대.”
“어머, 그래서 그렇게 들고 온 거야? 뭐 끈 같은 것도 없이?”
“얇은 종이 쇼핑백에 넣어뒀더라. 아니나 다를까, 오다가 다 찢어졌지 뭐야. 근데 얘가 들어줬어.”
준범 선배는 씩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였다.
“정말 고맙네.”
올빼미를 닮은 그녀도 미소 지었다.
“아니요, 뭘...”
“이름이 솔이구나. 난 양세라라고 해. 원래 인쇄소 아저씨께서 여기까지 배달해 주셨는데, 아마 그 아드님은 처음이라 잘 몰랐나 봐.”
준범 선배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고 싶지 않았겠지.”
나는 신문 더미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이건 학교 신문인가요?”
“어, 맞아. 두 달에 한 부씩 만들어.”
“선배님들이 직접 다 만드시는 거예요?”
“아님 누가 해?”
준범 선배는 내 어리숙한 질문이 내심 기뻤던지 팔짱을 끼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구상부터 제작까지 우리가 다 하지. 인터뷰도 해. 참, 이번 인터뷰는 강혜정 쌤이다? 볼래?”
‘아, 그럼 그때 그게...’
그러고 보니 그날 선배는 수첩을 들고 있었다. 아마 인터뷰를 하러 갔던 모양이다.
신이 난 준범 선배가 신문을 펼쳐서 인터뷰 내용을 찾아내었다. 나는 선배의 손가락이 짚고 있는 곳을 눈으로 죽 훑었다.
[K 기자: 선생님도 이 학교를 졸업하셨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강혜정 선생님: 네. 무려 여기가 여고였을 때 학교를 다녔죠. 제가 졸업하고 나서 남녀공학이 되다니, 너무 아쉬워요. (웃음)]
‘우리 학교 졸업생?’
[K 기자: 그럼 선생님께선 어떤 타입의 학생을 가장 싫어하시나요?]
인터뷰 내용을 계속 읽어 내려가던 내 눈이 커졌다.
[강혜정 선생님: 진솔하지 못하고 늘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이요. 꼭 학생이 아니더라도 그런 사람은 싫어요. 그러다 진짜 자기가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죠. 그런 사람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이제야 면담 시간에 있었던 일들이 이해가 되었다. 선생님이 절대 양보하지 않는 선, 그게 이런 거라면 꽤 난처한 일이다.
“솔이도 강혜정 선생님이랑 아는 사이야?”
세라 선배가 묻자 준범 선배가 대신 대답했다.
“쌤 반이래. 완전 좋겠지?”
“음, 그렇구나. 그 선생님 분명 좋은 분이시지만 한번 찍히면 국물도 없어. 조심해.”
헤실거리는 준범 선배와 달리, 세라 선배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의미심장한 충고를 건넸다. 왠지 맹목적인 선생님의 팬인 준범 선배보단 세라 선배 쪽에 더 믿음이 갔다.
“진짜? 한 번도 그런 적 없었잖아?”
“준범이는 우리 선배님이라고 너무 좋게만 보니까.”
“우리 선배요?”
같은 학교를 졸업한 선배를 부르는 호칭이라기엔 좀 더 사적인 느낌이 든다 싶어 내가 묻자, 세라 선배가 빙그레 웃으며 알려주었다.
“선생님은 우리 신문방송부 선배님이셔. 전형적인 정의의 사도 타입... 이셨다지.”
“음. 역시 선생님은 멋져. 내 우상이야.”
“그건 그렇고, 보답을 해야 할 텐데.”
세라 선배가 얼른 화제를 바꾸며 나를 바라보았고, 준범 선배도 돌아보며 맞장구를 쳤다.
“맞아. 우리 신방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들어줄게.”
“예? 아뇨, 뭘 그렇게까지.”
“전교에 너의 선행을 알려줄까? 어때?”
“절대 싫습니다.”
정색하는 나를 보고 세라 선배가 쿡쿡 웃으며 다른 제안을 했다.
“그럼 신청곡은 어때? 튀는 게 싫으면 익명으로 해줄게.”
“신청곡이요?”
“응. 뭐 좋아하는 노래 있어?”
나는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가득한 내 아이포드 플레이 리스트를 떠올리며 물었다.
“아무거나 되나요?”
“아주 이상한 거 아니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세라 선배가 사뭇 단호한 표정으로 선을 그었고, 나는 피식 웃으며 차선책을 내놓았다.
“그럼 “Merry Christmas Mr. Lawrence”는요?”
“너 사카모토 류이치 좋아하니?”
“네.”
“크리스마스? 지금 봄인데 크리스마스 음악은 좀 그렇지 않아?”
준범 선배가 아랫입술과 함께 반론을 내밀자, 세라 선배가 눈을 감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4월 되면 벚꽃이 필 거니까. 벚꽃이 흩날리는 모습, 마치 눈 내리는 거 같잖아.”
세라 선배의 부드러운 음성이 그려내는 그 광경은 실로 화이트 크리스마스처럼 가슴을 뛰게 했다.
“정말 멋지네요.”
“그때까지 기다리는 거 괜찮아?”
“네.”
“가사 없는 원곡 피아노 버전으로 해줄까, 아니면 ‘데이비드 실비안’이 부른 “Forbidden Colours”로 해줄까?”
“피아노 곡으로 부탁드릴게요. 목소리가 없는 편이 벚꽃 정경을 상상하기에 더 좋을 거 같아요.”
커피 향처럼 그윽하게 미소 지으며 세라 선배가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멋쩍어진 나는 머리를 살짝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참, 그래. 가야지. 오늘 정말 고마웠어, 솔아.”
“잘 가.”
준범 선배와 세라 선배가 내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그때 세라 선배의 손에 가려져 있던 책 제목이 드러났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였다.
뭔가 저 선배와는 취향이 잘 맞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방송실을 나와 복도를 걸어갔다. 차가움을 품고 있는 돌바닥 위로 쏟아져내리는, 창문에 온기를 내어준 투명한 햇빛을 맞으며. 완연한 봄날을 향한 기대를 하나 더 품고서.
<11년 후, 현재>
씁쓸한 표정으로 한동안 뜸을 들이던 청년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아집과 오기를 내려놓은 그의 입에서 부드러운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The wounds on your hands never seem to heal(당신의 양손에 새겨진 상흔은 영원히 나을 거 같지 않아).
I thought all I needed was to believe(내게 필요한 것은 오직 믿는 것이라 생각했어)...”
그에게 노래를 부탁한 남자도 살며시 눈을 감았다.
떨어지는 하얀 눈송이가 증명하는 시간의 축적을 거부한 채,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의 의식은 기억의 평행곡선을 걸었다.
“Here am I, a lifetime away from you(나는 여기, 당신으로부터 일평생 떨어진 곳에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