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반찬으로 뭐 해 먹을까 하고 냉장고 야채칸을 뒤지니 애호박이 나왔다.
살짝 소금에 절여 새우젓과 마늘을 넣어 볶고 약간의 매실액을 첨가할까 하다가
호박만 썰어 프라이팬에 기름 살짝 두르고 양념 없이 구웠더니 달달하고 호박의 본연의 맛이 제대로 났다.
애호박이 이렇게 맛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유레카"
이참에 양념에 대해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냉장고와 싱크대 양념장을 열어보니 양념이 과하게 많다는 걸 알았다.
남편의 요리사랑에 사들인 양념가루와 액상의 양념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강황가루 생강가루 마늘가루 감미료 시치미 터어키향신료세트 정향 팔각 산초 후추소금도 맛소금 히말라야소금 구운 소금 액상은 올리고당 엿물 참치액 멸치액젓 액상과당 굴소스 칠리소스 핫소스 맛간장등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어떤 요리에
양념을 치면
재료의 맛을 살리지 못하고
양념맛만 나는 경우가 있다.
호박볶음도 감자볶음양념이 소금 후추정도라도 얼마든지 맛이 있을 수 있다.
호박도 호박의 맛이 있고 감자도 감자의 맛이 있기 때문이다. 양념을 적절하게 뿌려서 본래의 맛을 해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요리에 있어서 선재스님이 음식에 양념을 과하게 친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당분간 양념을 사지 않기로 하고
냉장고 속 과한 양념들을 정리하며 드는 생각이
말도 이것저것 미사여구를 다는 것보다 담백한 한마디가 좋을 때가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