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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빛깔 집 막걸리와 두부두루치기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Mar 15. 2021
올봄은 미세먼지 때문에 잘나가지 않게 되니 주말이 심심해졌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유튜브를 보고 생막걸리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생막걸리는 발효음식이라 다이어트에도 좋다고 해서 편의점에서 가끔 사서 마시는데 직접 만드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구정 때 들어온 배가 남아 있어서 배도 넣기로
했다. 배
막걸리 만드는 법은
불린 쌀을
찌고 누룩과 배를 잘게 썰어서 버무린다.
항아리를 소독하여
따뜻한 곳에
두고 주문을 건다.
'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가끔 열어보면 누룩이 뽀글뽀글
터지는 소리가 경쾌하다. 십일 정도 따뜻한 곳에 둔다.
배막걸리 탄생
맛은 시금털털하고 단맛이 부족하여 뉴슈가를 넣으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안주는 냉장고를 뒤져보니 두부가 있어서 두부 두루 치기를
요리했다.
두부는 늘 장에 가면 들고 와서 된장찌개나 두부부침 정도로만 해 먹었는데
두부두루치기는 묘하게
하얀 배 막걸리와 제법 어울렸다.
두부는 계란을 입혀서 소금 한 꼬집하여 부쳐놓고
양념은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맛술 간장 설탕 한 숟갈씩 넣고 소금 후추 한 꼬집 하여 만들고 호박 새송이 양파 대파를 넣어 볶다가 물 1/3을 넣고 끓이고 부쳐논 두부부침과 버무리면 아주 훌륭한 맛이 된다.
술 잘못 먹는 남편은 막걸리를 마시니 얼굴이 불타는 것처럼 빨게 지고 나도 취권에 나오는 사람처럼 볼이 벌게 졌다.
"신기하네 술이 되네 술이 돼"우윳빛깔
술색이 예쁘다.
아들의 직장이
경기도여서 주말마다
서울 집에
오는데
올 때마다
엄마 아빠가 뭘 그렇게 만드나 하고 궁금해했는데 이제 술까지 빚나 하고 뜨악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아들아 요것 한잔 맛보거래이"
"엄마 아빠 낮술 많이 드시지 마세요"
하고 고래를 절래 절래 흔든다.
아들아 너와 우리의 간극은 언제나 좁아지려나 하지만 명랑한 봄 주말의 막걸리 낮술 시간이 천천히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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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본 골목길이나 시장통 구경하며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이웃들의 이야기와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인생맛 레시피에는먹는 맛과 사는맛이 닮아있다. 그걸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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