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블루스

사는 맛 레시피(짠맛)

by 달삣

마사초( 에덴동산에서의 추방) 1426-1467

프레스코화 208 ×88cm





'띠로 롱 띠로 롱 뿅 뿅뿅~'


맑고 고운 새소리 핸드폰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온다 엄마 새 핸드폰 소리다.

"이거 도 저 히 못쓰겠다. 글자도 작고 살짝만 건드려도 너무 빨리 화면이 지나가네"

" 안 되겠다. 엄마 폰 바꾸러 가자"

"아주 몹쓸 여자야 밥 사 준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나한테 덤터기 씌었어" 엄마는 핸드폰 사라고 소개해준 여자를 계속 원망을 해 댄다.


엄마가 동네 아줌마 삐기에 걸렸는지 낚여서 비싼 핸드폰을 샀는데 작동을 못해서 어려움 때문에 효도폰인 접이식 핸드폰으로 바꿔주려고 엄마 집 청량리역 근처 핸드폰 가게로 갔다.


비싼 핸드폰은 환불 유효기간이 넘어서 내가 넘겨받고 엄마는 새로 개통했다. 내가 하도 핸드폰을 안 바꾸니 하느님이 이렇게라도 바꾸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핸드폰 개통하는 시간이 걸려서 기다리는 동안 핸드폰 가게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니 온통 울음 회색이다. 비가 올 것 같은 꾸물거리는 날씨에 청량리역에는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 오는 사람으로 복작거리고 횡단보도에는 경동시장에 가려는 노인들이 배낭을 줄줄이 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옆 가게인지 배호의 노래를 어린 가수 정동원이 부르는'누가 울어' 노래가 흘러나온다.


'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누가 울어 이 한밤 잊힌 상처인가~~'


흐린 눈물 같은 날씨와 한 어린 가수의 트롯 노래와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래 누가 울어 우는 사람은 누굴까 정동원은 떠나간 친엄마와 할아버지 생각으로 불렀다고 하는데 이 노래가 공감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그만큼 우는 사람이 많다는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안개비 자욱한 거리에 목줄 풀린 개가 구슬프게 울며 주인을 찾는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한 젊은 청년이

계속 중얼중얼거린다.

"시정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신 안 그러겠습니다..."

사람들이 가다가 안쓰러운 마음으로 되돌아본다.


갑의칼끝에 저항하지못하는 세상의 모든 을의 눈물방울들


치매 걸린 노인이 집을 찾지 못해 울듯한 표정으로 그 자리를 뱅뱅 돈다

형제간의 재산싸움에 의가난 큰언니가 동생들의 하극상으로 목쉬게 운다


옆집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장례 치르는 동안 울음을 꾹 참고 있다가 집에 와서 목놓아 운다. '


나는 개인적으로 어린이들이 트로트 부르는 걸 듣기 거북해한다. 한창 동요 부르며 꿈속에 살아도 될 나이에 서린 트로트 노래가 웬 말인가. 하지만 정동원 노래는 다르다.


한어린 허스키 음색 때문인 것 같다. 울다가 목쉰 사람과 같이 공감하며 우는 곡비 목소리 같다. 허스키한 쉰 목소리의 외국가수 Amy Wine house 나 한영애 , 송가인급이다


따뜻한 봄이 되니 꽃도 피어나지만 얼음이 풀리며 여기저기서 울음도 터져 나온다. 마치 최강 추위에도 견디던 수도관 계량기 관이 터지듯 교통사고 났을 때도 충격으로 피가 안 나오다가 병원에 오면 피가 왈칵 쏟아진다고 한다.


겨울에도 안 터진 계량기가 봄이 되니 눈물처럼 터졌다




너무 충격을 받으면 얼음땡이 돼버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가 따뜻해지면서 다리가 풀리면서 허물어지는 원리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봄이 되니 엄마나 할머니들이 아기들이 울 때 " 울아가 누가 그랬어 우쭈쭈"하면 입을 삐쭉거리다가 '왕' 하고 울어버리는 모습이 생각이 난다.


그래 슬픈 감정을 다 쏟아내자. 다 쏟고 다시 시작 하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청량리 블루스'누가 울어'를 되돌이로 듣고 있었는데


'... 떠나가버린 내 사랑은 돌아올 줄 모르고 검은 눈을 적시나~~'


핸드폰 직원이 " 고객님 핸드폰 개통이 다 됐어요" 하는 소리에 깜짝 놀라며 현실로 돌아왔다.


여전히 청량리 역 앞의 풍 경은 흐린 회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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