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최인호 소설


' 이상한 사람들 중 포플러 나무'





책을 읽다가 어떤 문장들은 예전 기억들을 끄집어내곤 한다. 마치 신발장에서 먼지 쌓인 오랫동안 안 신은 구두를 발견한듯한 느낌이다.


어릴 적 일이 기억이 났다.


1970년대 동춘 서커스가 가끔 동네에 오면 볼거리가 없는 그 시절에는 한여름밤에 멋진 구경거리였었다.


그중에 서커스단원의 한 남자가 공중그네를 타다가 몸을 360도 회전하며 돌아서 반대편 그네로 몇 번 옮겨 타고 건너 저편으로 착지하는걸 걸 보고 ' 떨어지면 어떡해' 하며 어린 맘을 졸이며 본 적이 있었다.

사람들은 허공에서 공중그네를 옮겨 탈 때마다 안도의 박수를 치곤 했다.


소설가 최인호의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소설 속에 '포플러 나무' 속에 문장이 오래된 기억을 건드렸다. 소설가 본인도 청년기에 자신이 이 걸쓰 고도 나이 들어 다시 읽어보니 정말 본인이 썼나 할 정도 이상한 착시현상을 느꼈다고 했다.


청년의 빛나는 정신이 삶을 관통한 듯하며 가톨릭에 귀의하여 신앙을 갖게 됨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7년 전 이상한 사람들을 쓸 때 이미 종교적 사유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ㅡ최인호ㅡ



우리는 소설가의 문장처럼 어찌 보면 현재 공중에 떠있고 공중전 몇 번 하면서 본향을 향하여 가는 중 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공에 있는 것은 마냥 떠있을 수는 없고 착지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사한 글과 어릴 적 본 공중서커스 회전 장면이 교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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