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맛 레시피

크리스마스전날(겸손의맛)

by 달삣

마을버스를 타서 맨 뒷좌석에 앉았는데

네 살짜리 남자 꼬마 아이와 젊은 엄마가 버스에 올라서 내 옆 뒷 좌석에 앉았다.


앉으며 꼬마 아이는 큰소리로

"야홋 신난다. 젤 높은데 앉았다"하며 소리를 쳤다.

젊은 엄마는 최대한 우아하게 꼬마에게 주의를 준다.


"버스에서는 시끄럽게 하면 안돼요. 주의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요"하며

마치 상류층 여인이 아이에게 교육하듯 한다.


이소리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시끄럽게 자기 안방인양 공개 방송하는 사람이나 마치 카페라도 온 듯이 크게 옆사람 단체로 수다 떠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들어야 할 듯했다.


전에 어떤 아주머니가 마을버스 타고 가며 한십분을 크게 핸드폰으로 수다 떠는소리에 운전하시는 분이 라디오 볼륨을 크게 올리는 걸 보고 통쾌한 적이 있었다.


"같은 귀 같은 마음"


옆에 젊은 엄마는 아이에게 존댓말을 써가며 대화를 한다. 참 아름다운 장면이다.

아이들은 참 뜬금없는 질문도 잘하는데


"엄마 산타 할아버지를 봤어요?"

"아니"

"난 봤어요"

"선물꾸러미를 잔뜩 메고 하얀 거품 수염이 있고 날보고 웃었어요"

"그래 어디서 봤어?"

갑자기 꼬마가 엄마 귀에 대고 소곤소곤 댄다.


'아뿔싸 드라마보다 중요한 결말을 못 본 느낌'

'꼬마야 나에게도 말해줄 수 있겠니?'

하고 물어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쩝'


맞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지 생각했다.

어릴 때는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양말을 머리맡에 놓고 자기도 했지만 내경우 그 시절에는 머리맡 선물 같은 것은 없었다.

"내가 너무 울었나 부모님 말을 안 들었나 생각하기도 했던 웃픈 기억이 난다.


앞에 자리가 나자 엄마는 아이에게 "이제 낮은 자리로 가는 놀이 해볼까 "하며 버스가 정차하니

아이 손을 붙잡고 "슝"소리를 내며 앞좌석으로 갔다.


마치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아빠와 아들의 대화같이 아름다웠다.

저녁뉴스에 또 욕으로 갑질하는 회장 뉴스가 나오더만 뉴스보면 사는게 지뢰밭같은 세상에 생각해본다.


그 꼬마가

예수님의 메시지처럼 가장 낮은 자리에서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는 이웃사랑'을

전파하는 사람이 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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