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늙어지고 있다고 느낄 때

사는 맛 레시피

by 달삣




요즘 핫하다는 최강 단맛의 도넛 올드 페릿 도넛을 사러 전철을 타고 이태원 한강진 역으로 갔다.


가는 길에 지하철 계단에서 수많은 발목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름이라 주로 샌달을 신은 사람들이 바쁘게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_쥴리안 오피_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발들이 노인들은 천천히 움직이고 젊은이들은 빠른 발걸음이다.


나도 한때는 밖에만 나오면 횡단보도에 신호가 깜빡이면 놓칠세라 뛰고 지하철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에서도 왼쪽 빈 곳으로 걸어가고는 했었다.


하지만 나이가드니 천천히 움직이게 되는데 이 일이 갑자기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계단도 내려갈 때는 모르겠는데 올라갈 때는 오르는 게 버거워져서 몇 번 쉬게 된다.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 붙기도 더디 걸릴 나이기 때문에 이제는 언덕과 계단이 무섭다.


마녀의 마법에 걸려 소녀에서 갑자기 늙어버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여자 주인공이 생각이 났다. 마음은 청춘이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젊을 때는 설악산 울산바위도 무섭지 않았고 부산 용두산 공원에 일백구십사 계단이 있었나 할 정도도로 빠르게 오르고는 했는데 세월에 장사 없다더니 틀린 말 하나 없다.

작년에 왔던 매미는 여전히 대차게 울어 체 치는데

내 몸은 천천히 움직인다.


_단 도넛을 사서 한강진 역으로 올라가는 한여름 계단에서 드는 생각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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