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잇국 한 그릇의 행복

사는맛 레시피

by 달삣



시작은 매일 먹는 사과가 다떨어져 단단한 껍질의 사과를 찾으러경동시장에갔다.


사과는 과육이 거칠고 금색 가까운 색이 점박이로 있으면 맛이좋다는데 한여름의 뜨건 태양과 비와 바람과 해충을 이겨낸 탓일것 같다.

맛난 사과를 찾아서 여기 저기 다니니 금딱지 사과는 눈에 들어오질 않아 비슷한 사과를 배낭에 넣고 식거리를 사러 더 걷기로 했다.


노인들의 배낭 유모차가 앞을 막고 어깨를 부딛힐 정도로 인파는 많았어도 물건 흥정하는 상인들의 소리와 시장구석 구석 내리 쬐는 화사한 봄볕때문인지 어느 백화점식품 매장도 부럽지 않게 분위기가 생기가 있었다. 이런날은 활기를 얻는다.

봄은 먹거리에서 부터온다는걸 느꼈다.냉이 달래 궁채 봄동등 싱싱한 채소부터 딸기 등의 과일과 곰피 굴 매생이등 가득하다.

그중눈에 띄는노지냉이를 사서 집에와서 끓였다.


냉이 향을 살리기위해 마늘 파 고추도 넣지 않고 된장에 다시마와 가츠오부시 우린물을 넣어 끓이니 멸치비린내도 안나고 감칠맛 폭발의 냉이국이 되었다.


냉이는 추운겨울에도 죽지않고 땅속에서 여린뿌리를 내리고 견딘걸 생각하면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냉이의 향에서 흙맛이 느껴졌다.

냉이의 참맛을 느끼지 못했을 때는 이 흙맛나는게 뭐가 맛있나 했는데 산날보다 땅속에 묻힐날이 가까워오니 그런지 흙맛이 좋고 생명의 맛까지 느껴진다.


어릴적에는 봄이오면 대나무 바구니끼고 들로 산으로 나가서 식칼로 냉이를 캤던 기억이 난다. 과도도 있지만 커다란 부엌칼이 언땅이 녹아 말랑해진 땅속으로 삽처럼 쑥들어가는 그 느낌이 꽤 좋았었다.


아이들끼리 놀이처럼 냉이를 누가 바구니에 가득하게 캐었나 시합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엄마가 끓인 냉이국 맛보다 냉이캐기에서 더 봄이 왔다는걸 느꼈었다.


요즘 도시에서는 꿈도 못꿀일이다.하천변이나 공원에 나는 나물들은중금속에 오염될수있다고 함부로 캐서 먹으면 안될일이라고 한다.


봄의 정오 햇볕은 따뜻하고 냉잇국을 한사발을 들이키니 '이것이 인생이지'

하는 세라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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