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지 않는 책 버리는 법

재미 한알

by 달삣

'낙화'

시든 꽃잎이나 떨어진 낙엽처럼 더 이상 설레지 않는 한심한 물건들을 주기적으로 찾아버린다.


버리기에는 책이 가장 만만하다.

잡지책이나 매달 오는 정기 간행물을 제일 먼저 버리고 그다음은 책꽂이에 몇 년씩 꽂혀있어 먼지만 쌓이고 읽지 않는 책들이다.


읽은 책은 몇 권의 책 외에는 또다시 읽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버리는 책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니

책을 살 때는 추천받은 책중에 책표지나 제목이 맘에 들어사는 경우도 있는데 그 소용이 다하면 버리게 된다.


장편소설도 많이 샀었는데 끝까지 읽기가 참 어려워서 오랫동안 책꽂이에 꽂혀있기가 일쑤다. 또 읽다가 난독증세가 나타나면 건너 건너 읽어버리는 경우도 있어서 잘 읽히지 않는다.


그래도 아름다운 문장을 품고 있다는 이유로 버리길 주저하지만 버티다가도 잘 버리는 편이다.


에세이책은 잘 버린다.

새책을 받았을 때 설렘을 안고 한순간에 쭉 읽혀서 끝까지 읽고는 두 번은 잘 읽지 않는다. 차라리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편이 많다.

하지만 김서령의'참외는 참 외롭다'에세이처럼 간직하며 생각날 때 꺼내 다시 읽는 책도 있기는 하다.


시집은 잘 버리지 않게 되어서 책장에 노랗게 바래어 너덜 해질 정도의 시집들이 있다.


신경림 천상병 이상국 이세룡시집등은 몇십 번씩 손이 가기 때문이다.


사진이나 미술 관련책도 잘 버리지 않는데 어느 날 문뜩 이미지장면도 질리는 순간이 있으면 버린다.


책연도 인연처럼 끊어질 때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책과의 연을 맺는 걸 좋아해서 책도 잘 산다. 택배로 받는 새책의 냄새도 좋고 깨끗한 표지와 종이질감도 사랑스럽다.


'그땐 맞고 지금은 틀리다'말이 있듯이 그때는 잘 읽었어도 떠날 보낼 때는 미련 없이 보내야지 마음이 든다.


그래도 진짜 내 맘에 남는 명작은 무엇인가 알 때까지 버리고 사고 또 버리자고 다짐해 본다.


책 버릴 때 책사이에 오래된 추억의 사진들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25년 전 삼청동학고재에서 아이들과 찍은 사진을 버리려고 했던 오래된 책 속에서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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