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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삣 Sep 21. 2024

로망과 현실사이

일상의 크로키

경치 좋은 곳에 반딧불이 날아다니고 시원한 계곡물소리나 바람소리 그리고 과테말라 와 콜럼비아 원두로 블랜딩 한  커피와 호두가 들어간 천연 바케트빵과 깨끗한 맛의 클라우드화이트와인과 채끝소고기의 불맛 입힌 안주...

로망과 현실은 차이가 있는 줄도 모르고 1박 2일 캠핑여행에 무모하게 도전했다.


 낭만적인 글램핑은  생각만으로 좋았기 때문에 시댁식구들과 김포에 있는 글램핑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정작고기를 굽기 위해 여기저기서 피워대는 장작의 이산화탄소 가득한 연기와 끊임없이 달려드는 모기가 괴로 웠다. 뭘 먹으려 하면 파리가 달려든다.


그래도 어린 조카들은 이 더운 날씨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겹겹 벗겨내는 재미에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콜라도 사달라고 떼를 쓴다.

시동생은 평소에 먹이지 않는 콜라도 후하게 인심을 쓰며 아이들에게 카드를 다.

불멍 할 때는  불꽃을 변하게 한다며 또 무언가를 불에 넣으니 메케해졌다.

'콜록콜록'

 밤에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텐트로 들어가니 다행히 에어컨은 켜있었다. 밤한시까지 시끄러운 중국인들의 옆텐트의 말소리가 싫었지만 간신히 잠이 들었는데 요번에는 텐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요란했다.

'탕탕탕 타다당'

마치 드럼 속밑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더 심한 것은 새벽 다섯 시에 마을에서 들려오는 확성기소음 때문에 놀랐다.


차를 빼라고 남의 집마당에 누가 차를 댔냐고 차번호를 크게 확성기로 열댓 번도 크게 소리쳐 시끄러워 잠이 깼다.


잠잠해져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또한 번의 빗소리가 잠을 못 자게 했다. 아침에는 라면과 커피로 대충 때우고 탈출하듯 글램핑지역을 빠져나와 그 근처 카페로 갔다.

 집에 와보니 모기에게 물린 자국과 혓바늘이 돋았다.

그래도 아이들이 좋았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지만 당분간 경치 좋은 곳이 아닌 글램핑을 위한  글램핑여행은 생각이 날 것 같지가 않았다.

남들이 좋다고 나도 좋은 것은 아닌 경험을 추석 연휴에 한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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