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싶은 손님 유형 세 가지
베이커리 카페 알바 한 달!
8 회지만 그 사이에도 쌓인 경험으로 손님을 대하는 것에도 몇 가지 방법이 생겼다. 그리고, 아차! 실수를 하는 손님들을 보면서 나도 반성한다. 나도 인지하지 못했던 점들이나 상대방을 보면서 알게 된 점인데, 지금에라도 알아서 다행이다 싶고, 나를 개선하는데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유형 1. 헤드폰이나 에어팟 꽂고 주문하는 사람
사실 헤드폰을 쓰고 있다기보다는 주문할 준비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주문에 대한 예의 또는 본인이 사는 제품에 대한 책임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까? 내가 너무 거창하게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계산을 하는 점원에 입장에서 사실 이렇게 말한 만큼 조금 불편한 유형이고 자주 접하는 유형이다. 노래를 듣고 다니거나 전화를 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했을 때 나는 무언가를 알려줘야 하고, 대답을 들어야 하는데 위와 같은 유형의 사람들 다수가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나중에는 정말 큰 소리로 소리치듯이 얘기해야 한다.
못 들으면 그 사람 문제가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봉투가 필요한지? 봉투가 필요하면 50원 추가가 됨을 알려주고 같이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정보를 제대로 듣지 않고 모든 절차가 끝나 포장을 할 때 "봉투에 넣어주실래요?"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용추가라고 하면 난색을 표하기도 하고 말이다.
포인트 적립도 그러하다. 분명 결제 후에 포인트 적립을 하라고 했는데, 잘 듣지 못하고 나중에야 묻는다.
그럴 때는 정말이지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집중하세요! 당신의 물건을 사고 있는 순간이에요. 확인하고 가져가세요!"라고 말이다.
손님에게 친절을 바라는 것은 아닌데, 이는 매너 있는 행동으로 보이지 않고, 나아가 본인의 구매 행동이 너무 부주의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사실 나도 반성을 한다. 분명 나도 어떠한 이유로 그런 적이 있을 테니 말이다. 아마 음악은 아니지만 전화 통화를 끊지 못하고 무언가를 샀던 적이 있고 그때 상대방이나 내가 구매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했던 적이 있기에 말이다.
유형 2. 그냥 무례한 사람, 또는 그냥 화가 많은 사람(?)
그냥 대화법이 퉁퉁거리며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실 대하기가 쉽지 않다. 원래 그러한 사람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드물게 불만을 듣는 경우가 있는데, 크게 화를 내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고객 센터에서 전화를 걸 때 고객 센터 일하는 분들을 위한 멘트가 나오는 이유를 너무도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호두과자에서 조금 호두가 쩐내가 난다고 한다. 물론 호두 자체를 오래된 것을 쓰거나 하지는 않지만 호두가 그런 맛을 냈다면 교환이나 환불을 해줘야 한다. 그러면 매장에 와서 교환이나 환불을 요청하면 된다. 그런데 그렇게 화를 내거나 다시는 안 올 것처럼 불만을 분출하고 간다. 영문도 모르는 나도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특이한 것은 이런 손님 다시 온다는 것이다. 왜 그런 걸까? 그냥 문제를 얘기하고 요구하면 되는 것을, 그렇게 전화로도 화를 내고 매장 와서도 화를 내고... 기분이 안 좋았을 수는 있지만, 그렇게 했을 때 본인에게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화를 냈으니 본인의 기분도 안 좋을 텐데.. 굳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실 이런 모습이 어쩌면 나에게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계하는 경험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어떠한 일로 분명 화가 난적이 있었고 이를 분위기나 대화에서도 티를 냈던 적이 있기에, 물론 상황이 다를 수도 있지만, 조금 이런 손님을 통해 나를 바라보기도 한다.
유형 3. 카드를 두고 가는 사람 (안타까운)
매장에서 카드 결제 시 카드와 포인트 적립은 손님이 직접 하게 되어있는데, 종종 카드를 두고 가는 손님이 있다. 가끔 나도 포장을 하다 보면 미처 보지 못하고 다음 손님의 결제를 할 때에 발견하고는 한다. 해드폰을 쓴 손님들과는 다르지만, 어쩌면 구매할 때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른 곳을 보다가 그냥 가는 경우이다. 일단 카드는 계산대 위쪽에 스티커로 붙여두지만, 찾아줄 수는 없어 이런 경우 좀 안타깝다. 나도 카드를 분실한 경우가 있기에 말이다. 그저 바람이 기억을 더듬어 찾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래서인지 나도 무언가를 구입할 때 다시 한번 카드를 챙기고는 한다.
평소 나도 구매할 때 미처 느끼진 못했던 부분이라, 개인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으로 적어봤다. 사실, 불편한 손님들보다 즐거움을 주고 보람을 느끼게 하는 손님들이 훨씬 더 많다. 예로,
스페인어를 알려주는 외국 교환 학생, 프랑스 빵 못지않게 맛있다면서 사가는 프랑스 외국인, 매일 호두과자만 사가는 아주머니(계산 끝난 뒤 매번 봉투를 달라고 하셔서 다음에는 꼭 비닐봉지 가져오시라 당부를 해야 하는 분), 꼬박꼬박 들어올 때 나갈 때 인사하는 친절한 손님들, 술이 취해 집에 가다 빵이 먹고 싶은 들렀는데, 본인의 베스트 가게라는 것을 여러 번 말하면서 사가는 사람, 빵이 모두 맛있다며 올 때마다 먹을 생각에 웃으면서 사가시는 분...
회사도 그러하지만, 이 또한 알고 보면 일 자체보다는 일과 관련된 사람들 즉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어려움이나 즐거움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다. 일을 할 때는 일의 완성이나 완수에만 몰입해 다른 것이 잘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지만,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면 (어릴 때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같지만) 나의 힘듬이나 보람 같은 감정들이 인간관계에서 발생되는 것들인 경우가 많다.
여기서 인간관계는 소통이라든가, 서로의 코드가 맞는 부분이라든가 등 서로 잘 지내고 안 지내고의 감정적인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서로를 이해하는(또는 이해하려는) 또는 도와주려는 마음이나 노력을 말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러한 노력에서 사실 소소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에 말이다.
이 알바를 언제까지 할지, 또는 하고자 할지는 모르지만
그 사이에 나는 인생에서 또 다른 경험 한 가지를 했고 또한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배움을 얻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