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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Jun 18. 2021

아동학대가 만연했던 1930년대 할리우드, <주디>

비운의 할리우드 배우, 주디 갈란드

내가 본 주디 갈란드 영화는 <오즈의 마법사>가 유일한 것 같다.


1939년 주디 갈란드는 17살이었다. 서양인은 왜 그리 조숙해 보이는지 20대로 생각했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 주디 갈란드는 잘 살았을 줄 알았는데 47세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기 전까지 네 번 결혼했고 3명의 자녀를 낳았다. 장녀 라이자 미넬리가 가장 유명하다. 자존감이 낮고 애정결핍에 시달려서 결혼을 여러 번 한 것 같다.


1930년대 성접대가 만연했나 보다. 주디가 아역으로 뜨기 전까지 프로듀서들과 감독들에게 성접대를 여러 번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한다. 그것도 엄마가 주선해서. 영화에서도 잠깐 엄마가 언급되었는데 주디의 가족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만 할 수 있었다. 주디의 아버지는 주디가 13살 때 돌아갔고 어머니는 딸의 성공을 위해서 약물에 성접대까지 강요했다.


영화 초반에 어린 주디에게 살찐다며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살 빼는 약, 수면제등 어린 나이에 주디는 약물에 중독된다. 그것도 MCM스튜디오가 종용해서. 영화에서 MGM 대표가 간혹 나오는데 정말 악랄해 보인다. 스튜디오에서는 체중 조절이라는 명목으로 1일 1식에 담배 네 갑을 주디에게 매일 주면서 흡연하라고까지 했다! 아동 인권이 전무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나마 현대 사회에서 이런 종류의 아동학대는 사라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20대의 주디는 신경쇠약으로 여러 번 입원하고 자살 시도도 했다. 30대 주디는 소속사에게 버려지고 어머니와도 연을 끊는다.

영화 <주디>에서는 젊은 시절의 주디에 대한 내용은 생략하고 오로지 런던에서의 마지막 콘서트에만 집중한다. 비록 무대 위에서 제멋대로였지만 제대로 영감을 받았을 때는 주디 갈랜드는 그렇게 빛날 수가 없었다.


마지막 노래하는 장면이 압권이다. 실제로 르네 젤위거는 이 배역을 위해 1년 동안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마지막 장면에 심혈을 기울인 게 느껴진다.

 주디의 죽음은 불행했지만 그녀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었다. 가장 사랑하는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죽을 때까지 무대에 서길 열망했던 모습이 아름답다. 어쩌면 1930년대 시대의 희생양이 아닐까?

 21세기에 태어났다면 훨씬 행복한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보낼 수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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