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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Dec 10. 2017

웰컴 투 동막골(2005)

언제 봐도 명작 한국영화 추천

#동족상잔의 비극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요즘 시리아 내전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미국의 남북전쟁처럼 어쩜 외국의 침략보다 동족 간 전쟁이 더 잔인하고 더 상처가 깊다. 그런 상황을 동막골 부락민들은 순수하게 의문을 제기한다. 너무 산골이라 전쟁 난 것도 모르는 부락민들. 최대 관심사는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곳간을 어떻게 채울지... 결국 폭격기 투하를 동막골에서 유인하기 위한 국군과 인민군의 연합작전으로 불가능한 일을 해낸다. 이들을 두고 가는 스미스의 눈물은 그래서 더 감동적이고 짠하다.



#배우 대잔치

12년 전에도 이런 쨍쨍한 라인업을 볼 수 있었다니... 신하균, 정재영, 강혜정, 임하룡. 신하균의 캐릭터는 한강 다리 폭발의 주역으로 나온다. 그 죄책감에 탈영했고 결국 동막골까지 흘러들어오게 된다. 만약 신재경(내가 예전 좋아했던 학교의 주인공)의 방해? 만 없었다면 자살을 했을 캐릭터다. 정재영은 마음 좋은 인민군 대장. 유일하게 살아남아서 버거운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된다. 쓰러진 동지들을 버리고 와야 했던 자신의 모습에 자책감이 든 인물이다.  강혜정은 가장 순수한 캐릭터. 제정신이 아니지만 강혜정 때문에 처음으로 인민군이 동막골에 오게 되고 팝콘 눈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임하룡은 인민군으로 아빠 같은 역할이다. 가장 감성과 친화력이 높은 캐릭터라 임하룡과 서재경이 제일 먼저 형 동생을 트게 된다.



#비극의 시작 - 여일의 죽음

순수의 파괴는 국군이 스미스를 구하러 잠입했을 때부터 시작한다. 순수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5명의 아니 스미스까지 6명의 사나이들은 결의한다.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동막골에 피해 줄 수 없어 떠나기로 결심한다. 가정을 이룰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고... 결국 스미스 빼고 모두 죽는 비극으로 치닫지만 어쩜 그게 우리 현대사의 모습이니까. 통일 없이 이런 비극은 해피엔딩으로 절대 끝날 수가 없다.



#대관령 촬영지 - 평창

요즘 평창올림픽 때문에 핫한데  웰컴 투 동막골 촬영지가 여기라니.... 정말 몰랐다! 가장 인사적이었던 멧돼지 잡는 장면! 이를 계기로 국군과 인민군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어진다. 그리고 채식?을 고집하는 동막골 주민들에 의해서 멧돼지는 땅에 묻어둔다. 이를 알고 밤에 하나둘씩 모여드는 인민군, 국군, 연합군. 역시 '식구'란 한 밥상에서 먹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지 않았나? 결국 이렇게 멧돼지를 사이좋게 나눠먹으면서 이들에게는 연대의식? 이 생긴다. 적어도 동막골을 지켜야 된다는 연대의식이...

 

800만 명의 관객이 본 흥행작. 이런 장르의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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