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는 마르크스주의자인척 하는 자본주의자는 영웅으도 칭송받고, 진짜 마르크스주의자가 되어 실천하는 사람은 쥐도새도 모르게 잡혀간다. 그러니 이름만 사회주의일뿐 실상 자본주의적 모순으로 가득 찬 중국에서 동시대의 모순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중국인이 이곳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려면 무언가 자기만의 연극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최소한 5명 이상의 대학생들이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이들은 베이징대학이나 난징대학등에서 마르크스주의학회를 이끌어온 학생 마르크스주의자들이다. 지난 여름 노동자들과 연대했었고, 중국 내 농민공들의 삶에 관심을 가져왔던, 어찌보면 진정으로 중국 사회를 사랑하는 소수의 대학생들이다.(왜냐하면, 대부분은 이런 것에 관심을 가질 마음의 여유도 없기 때문.) 올 한 해 떠들썩하게 치뤄졌던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행사들이 무색하다. 이 얼마나 기상천외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어쨌든, 분명한 건 마오쩌둥이나 저우언라이가 이런 모습의 나라를 만들려고 혁명을 하진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김산이나 김학철 같은 젊은 국제주의자들, 더 나은 중국사회를 위해 자신의 젊음을 바친 이름없는 이들 수천 만 명 모두 포함해서 말이다. 이건 너무 슬프고도 우스꽝스러운 역사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