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차
영상 디톡스를 한 지 3일차가 되었다. 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출근한 날이기도 하다. 출근하니까 영상 볼 일이 없어서 오늘은 비교적 쉽게 성공했다.
출근하면서, 퇴근하면서 영상을 보지않았다.
출근하면서 그래도 심심했는 지 이런저런 브런치의 짧은 글들을 봤다. 난 사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하고,
그 고민에 대해서 누가 적어놓은 걸 보면서
마음이 힘들어지기도 했다. 영상 보면서 고민으로부터 도망치면 나았으려나? 나 이렇게까지 영상 금욕을 해야할까? 싶은 기분이 또 들었지만 잘 참았다.
퇴근하면서 심심해서 영상 대신 취업 사이트를 봤다.
세상엔 이렇게 모집공고가 많은데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어보였다. 속상했다.
회사에서는 일이 많이 없다. 누군가 지난 1년간 뭘 했니? 라고 했을 때 난 뭘 했다고 답할 수 있을까?
진정한 물경력 속에서 난 영상이라도 끊어내는 작은 성취를 하고싶다.
산을 옮기려면 작은 돌부터 옮기는 것부터 시작하니깐
나에게 있어서 나만 집중하면 무기력에서 벗어나서
작은 성취를 스스로 경험해보고 싶다.
지하철에서 영상을 보면서 오지 않으니까 자연스럽게 집에 와서도 영상을 보지 않았다.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하였던 걸까? 밥먹으면서 냉부해가, 나는 솔로가 너무 보고싶었지만 잘 참아냈다. 이 단계를 한번 이겨내니까 또 점심 도시락도 후딱후딱 싸고, 아침도 싸고 시간이 남았다.
예전 같았으면 좀만 쉬자면서 바로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몇개 보았을 것이다. 그러면 훌쩍 11시가 되곤 했다. 오늘은 쌀쌀해지는 날씨를 대비해서 베란다에 묵혀놓은 겨울가을옷들도 좀 꺼냈다. 후딱 씻고 얼굴팩도 하고, 내일 입을 옷도 꺼내놓고 이렇게 많은 일들을 했는데도 9시가 조금 넘었다.
어제 밤에 불안장애가 갑자기 와서 그런지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서 일부러 오늘은 침대위 불빛만 어둡게 틀어놓았다. 목이 아프니 가습기도 틀어놓고 이것저것 나름 많이 하고 이 글을 작성 중이다. 조금 뿌듯하기도 한 걸?
퇴근하고 바로 누웠다면 사실 가습기 트는 것도 귀찮아서 넘어가는 사람이 바로 나다. 조용한 공기는 밀리의 오디오책으로 채웠다. 할일을 하면서 듣는 즐거움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또한, 퇴근하고 시간을 허무하게 보냈다는 허탈함과 나 또 하루를 이렇게 낭비했다는 기분이 들지않아서 좋았다. 비록 공부는 안했지만..내일은 가볍게 운동도 해보려고 한다.
아 그리고 66일동안 영상끊기 도전기에 한가지는 제외하기로 했다. 학습과 관련된 영상은 어쩔수없이 포함했다. 그래도 의식적으로 영상을 보려고 하지않으니까 3일차 밖에 안됐지만 나에게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영상으로 잃어버린 내 집중력을 다시 되찾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