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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세 Jan 09. 2021

Ep.7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2020년 12월 10일 입원 첫 날밤

입원해 있는 동안 책 한 권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어떤 책을 들고 갈지 잠시 고민해봤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제목을 보다가 책 한 권이 눈에 뜨였다.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문장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2003년 처음 회사생활을 시작했을 때 가장 많이 구입했던 도서는 자기 계발 관련 서적이었다. 제목을 보고 무엇인가 동기부여를 줄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닥치는 대로 구입했는데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도 그렇게 충동구매했던 자기 계발 서적 중의 한 권이었다.


자기 계발 서적을 읽는 동안에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다 해낼 것만 같은 엔도르핀이 내 몸 전체를 휘감는다. 하지만 책을 덮고 일상에 들어가면 책의 내용을 실천하기는커녕 읽었던 내용조차 휘발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이유로 인해 혹자들은 자기 계발 서적의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회사생활을 거듭할수록 나 역시 자기 계발 서적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었다. 구입하고 몇 페이지 읽고 책장에 내버려 둔 책들도 꽤 있어서 방 정리를 할 때 모아다가 중고서점에 팔았다. 하지만 제목이나 내용이 인상 깊었던 자기 계발 서적, 예를 들면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장안에 화제를 일으킨 '시크릿'과 같은 책들은, 책장에 불경 또는 성경과 같은 존재로 모셔두고 중고서점에 파는 목록에서 열외 시켰다. 


하지만, 지금 어떤 위안이라도 찾고 싶은 내 마음은 장식처럼 모셔두었던 자기 계발 도서에 자연스럽게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읽는 순간 정신적인 위안과 새로운 동기부여를 이끌어내는 것을 넘어 이제는 절박하게 자기 계발 도서에 쓰인 대로 실천해야 한다는 무의식과 의식이 함께 작동하였다.


최근 몇 년 동안은 자기 계발 도서를 읽어 본 기억이 없었다. 나 역시도 읽고 나서 덮은 후에는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효용성을 핑계로 책에 있는 내용을 실천할 시도는커녕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래서 평상시에 와이프가 내가 짜증 부리는 모습을 보면 가끔씩 바뀌지도 않으면서 백날 책 읽으면 뭐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내 몸에 최대의 위기가 닥친 이 순간, 자기 계발서는 더 이상 장식품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했고 병원 입원 첫 날밤, 누워서 멀뚱멀뚱 눈을 뜨고 있다가 집에서 가져온 책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를 읽기 시작했다.


'긍정적인 사고'의 창시자로 알려진 노먼 빈센트 필 박사가 자신의 경험을 비롯해 여러 가지 다양한 사례들을 조합해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제목이 알려주는 바와 같이 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읽으면서 반복적으로 주입해서 실천으로 옮겨야 할 문구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보았다.


'자기 신뢰는 성공의 첫 번째 열쇠다. 자신을 믿어라.'

'긍정적인 힘인 창조적 기대를 연습하라. 최악이 아니라 최선을 끌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

'좋은 상상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라. 내가 나를 보는 대로 되기 마련이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바라보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다. 이 문장을 꼭꼭 씹어서 의식 깊은 곳에 새겨두어라. 힘과 진리로 무장한 문장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더 깊이 와 닿은 사례가 있었다. 암을 극복하고 본인의 소망대로 해군에 다시 입대하고 해군 소장 자리에 오른 어윈 W. 로젠버그의 일화이다.


젊은 시절 해군 사관이었던 그는 군을 일치감치 제대할 수밖에 없었다. 암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이후 큰 위기가 네 번이나 있었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2주밖에 살지 못한다는 선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치료와 함께 그의 끈덕진 믿음이 작용해서 암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이 남자는 평생 해군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갖고 있었지만 암 때문에 해군 법규상 다시 입대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하나같이 말했다. "될 리가 없어." 그러나 그는 계속 싸웠다. 그러다가 그가 다시 해군에 들어가려면 특별 법령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는 법령을 신청했다. 트루먼 대통령이 그를 해군에 복직시키기 위한 특별 법령에 서명했다.


마침내 이 남자 어윈 W. 로젠버그는 미국 해군 제7함대의 해군 소장이 되었다. 로젠버그 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목표가 있었고 불가능하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긍정적인 태도만 있으면 불가능은 가능이 될 수 있다.


나 역시 주재원 발령을 앞두고 잠시 멈추게 되었지만 반드시 이겨내서 깨끗한 몸을 만든 다음에 잠시 미뤄졌던 주재원 업무에 도전할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과 힘을 얻기 위해서 아래의 문장은 내가 반드시 되새겨서 실천해야 할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불현듯 '아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수없이 반복하게 된다. 한 번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음에도 어리석게 지나간 과거에 집착을 하게 된다. 내가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아래의 문장은 내 몸 구석구석에 뿌리 박히도록 주입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의 태도를 갖게 되면 아무런 감동 없이 반응하게 된다. 그러나 '다음에는'이란 말은 문제를 낙관적이고 당당하게 공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만약'이란 개념을 내려놓아라. 그리고 '다음에는'이란 생각을 집어 들어라. 그러면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든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우리 모두는 하루를 살고 한 가지 일을 한다. 그리고 다음으로 나아간다. 이치에 맞는 말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 그들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산다. 이치에 닿지 않는다. 옛날 일을 자꾸 생각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문제를 걱정하다니 얼마나 큰 정신적 에너지의 낭비인가? 성공한 사람들은 오직 현재를 사는 법을 알고 있으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모처럼 읽은 자기 계발서는 실의에 빠져 있던 나에게 회생할 불씨를 지펴주었다. 이제 이 불씨를 어떻게 잘 살려서 꾸준히 지속적으로 나를 바꾸는가가 앞으로 나의 회복에 중요한 촉매가 될 것이다. 예전에 방송인 강호동이 데뷔 초창기에 당시 한창 인기를 모았던 토크쇼인 '이홍렬쇼'에 출연해서 자기는 언제나 머릿속에 자기가 성공해서 돈도 많이 벌고 자기 이름으로 된 빌딩도 짓는 장면들을 그린다고 얘기했다. 그 방송에 출연한 이후 20여 년이 지난 지금 강호동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톱클래스 연예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강호동처럼 머릿속에 건강을 회복하고 나서 일어나게 될 즐거운 장면들을 끊임없이 그릴 것이다. 가족들과 행복하게 국내, 해외 다양한 곳을 여행 다니는 장면, 회사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일하는 장면, 주재원으로 나가서 성과를 내는 장면 등 여러 가지 다양한 희망의 그림들로 나의 머릿속을 채워나갈 것이다.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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