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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오 Jan 19. 2019

감정을 다스리고 싶다.

엄마이니까

마음이 어지러운 날이 있다.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 찬 머리속이 마음까지 번져 온 마음을 휘집어두는 날.

혼자 였을 때는 실컷 욕을 싸지르고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라도 치면 좀 나아졌다.

음악을 크게 듣고 멍하니 컴퓨터만 해도 그 마음들은 반쯤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아이와 함께하는 나는 이런 감정을 숨겨야만 하는 이성과 넘쳐버린 화를 조절하지 못 하고 이내 아이 앞에서 내보이고 만다.

이성을 잃었던 나는 머지않아 이 모습을 틀켜버린 어미라며 스스로를 질책하고 자책한다.

아이는 냉랭한 나의 마음을 느꼈는지 더이상 보채지 않는다. 자신때문에 내가 화가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이는 알까 왜 아이는 나에게 평소처럼 보채지 않을까. 이녀석도 어른처럼 상대의 싸늘한 감정을 읽을 줄 알게된 것일까.

 얼굴을 파묻고 감정을 분출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아이는

어땠을까. 내가 보지 못 한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려니 끔찍하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 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미움과 두려움을 물려주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고작 일년 산 아이의 두 눈과 머릿속에 엄마의 불안과 미움을 읽어버렸다면 그 아이는 세상 모든 것이 그리 보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마음.

어린시절 때때로 엄마의 감정받이가 되어야 했던 나는 너무 일찍 성숙해져버렸고 그래서 다 아는척을 해야했다. 다 알고 있으니 스스로 다 해야만 했다. 그런데 열여섯도 스물 두살에도 서른에도 - 그 어떤 나이가 되어도 나는 엄마의 아이였는데 왜 나는 그런 엄마를 내가 보듬으려 했을까

나의 아이가 본인의 감정보다 나의 감정을 살피며 아이가엄마의 감정을 짊어진 삶을 살게될까 두렵다.

빨리 철 들지 않기를.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내비추고 살아가기를.


오늘도 어김없이 미안한 엄마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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