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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오 Jan 30. 2019

당신은 나의 글을 읽고 있나요?

고마워요. 나를 채워줘서.

어쩌다 당신은 나의 글을 읽고 있나요?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브런치를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한 글일까요?

가끔은 내가 남겨둔 글을 누군가는 읽고 있을까. 그 사람들은 누구일까. 하고 궁금한 날이 있었다.

나처럼 흔적에 예민한 사람들이 대부분인듯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발자취는 남겨두지 않지만

분명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니

때로는 나는 그 흔적만으로도 마음이 채워지는 기분이 들때가 있다.

나를 위한 기록과 흔적으로 글을 쓰고는 있지만 그만큼 나는 내 글을 통해 타인의 위로를 받고 싶어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당신의 마음속에서 공감받고 동감해주길 작은 바람과 함께.

결혼을 해서도 삶은 꾸준히 외롭고 쓸쓸하다.

연애를 할 때는 불안한 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결혼을 해서도 외로운 마음이 불현듯 느껴질 때

아,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구나. 하고 반항없이 수긍해야만 했다.

나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내가 가진 특출난 능력은 하나도 없어서 그나마 잘 표현해 낼 수 있는 수단이 글 뿐이다.


아이를 재우다 든 생각이었다.

내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나는 이 시간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밝지 않은 조명을 방 이곳저곳에 켜두고 좋아하는 샤르도네 한 병을 마시며 글을 적고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외로운 밤일지도 모른다.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하지 않을지도 모르고 사랑받지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

그래서 나는 글을 적어 내려가고 있을 것이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서.


상상하고 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는 글을 통해 나의 삶을 위로 하고 있었네.

나의 인생에서 중요한 한 사람이 중학교 1학년 때 만난 국어 선생님이신데 나는 그 선생님을 무척 좋아했었다.

같은 여자 임에도 마치 짝사랑하듯 그 선생님을 좋아하고 동경했었다.

그 선생님을 스무살쯤 까지 종종 만났었는데  그 분은 내게 늘 글쓰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나는 그때까지도 내가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고 살았고 그럴 생각도 별로 없었는데, 나이를 먹고 서른이 가까워질 쯤 선생님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글 쓰는 사람

얼마나 따뜻한 단어인지.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 말이 나의 삶의 방향을 가리켜줬다.

나는 엄마이지만

나는 아내이지만

글을 쓰며 삶을 채워나가고 싶다.

내가 아무 의미없이 써내간 글을 누군가 읽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해질 것이 분명하니까.


오늘도 스쳐가듯 나의 글을 읽어주는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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