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를 대하는 올바른 자세 알아보기
최근 물가는 계속 오르고, 소비는 줄고, 기업들 사이에서는 구조조정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물론 이후 미중 관세전쟁이 휴전되면서 시장지수는 대부분 회복되었지만,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기침체는 모두를 힘들게 하는 시기이지만, 동시에 자산을 불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 점을 아는 부자들은 오히려 경기침체를 반기기도 한다. 남들이 한숨 쉬며 증권사 앱을 지울 때, 이들은 조용히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경기침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부자들은 왜 경기침체를 반기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경기침체(Recession)란 한 국가의 경제활동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시기를 말한다. 정확히는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경제가 둔화되면 경제활동 인구의 소득이 줄어들고, 소득이 줄면 자연스레 지갑을 닫고 투자를 줄이게 된다. 소비와 투자가 줄어들면서 기업의 매출과 영업활동도 위축되고, 이는 구조조정이나 감원으로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매우 암울한 시기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구조조정을 시행한 글로벌 대기업들의 수가 크게 늘어났으며, 최근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아우디, 닛산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3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시기를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경기는 ‘확장 – 둔화 – 침체 – 회복’이라는 사이클을 5~10년 주기로 반복하게 되어있다. 이를 “시장 사이클(Market Cycle)”이라 부르며, 이 사이클은 생각보다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IMF 외환위기(1997), 글로벌 금융위기(2008), 코로나 팬데믹(2020)도 사실은 한 사이클의 침체기였던 셈이다.
중요한 건, 경기침체는 인생의 끝도, 세상의 종말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시기는 언젠가 지나가고, 그 뒤엔 다시 회복과 호황이 찾아온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내리는 결정은 완전히 다르며, 그 결정은 각자의 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 부자들, 고액자산가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이들은 경기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침체기를 ‘깜짝 세일 기간’으로 받아들인다. 경기침체라는 뉴스는 시장 전체에 충격을 주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일정 수준 하락한다. 따라서 현금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자산을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2020년 코로나 초기, 시장이 폭락하자 많은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손해를 감수하고 매도했다. 하지만 똑똑한 자산가들과 기관투자자들은 그 시기를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 좋은 자산을 대거 매입했고, 이후 시장이 전례 없는 반등을 기록할 때 엄청난 수익을 거두었다. 또 다른 예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워런 버핏은 폭락한 골드만삭스와 GE의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그 결과, 그는 이 시기에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하지 말아야 할 것 2가지, 해야 할 것 3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하지 말아야 할 것 1) 패닉셀링
패닉셀링(Panic Selling)이란, 시장이 하락하자 공포에 휩싸여 급히 자산을 매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더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서둘러 매도하게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회복 직전에 손해만 확정 짓는 결과가 된다.
특히 패닉셀링 이후 시장이 회복될 때를 기다리며 투자를 중단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전략이 없다. 투자에서 중요한 건 타이밍이 아니라, 시장에서 꾸준히 머무르는 것이다. 인플레이션과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현금은 가만히 두면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 말아야 할 것 2) 빚내서 투자하기 (빚투)
자기 자산으로 투자했다면 손실이 나더라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대출을 받아 투자했다면, 손실뿐 아니라 이자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 지금처럼 경기가 둔화되고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레버리지 투자가 특히 위험하다. 대출을 활용한 전략은 금리가 낮고 자산 가격이 우상향할 때 효과적이지만,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다.
해야 할 것 1) 선별적 투자
불확실성이 클수록, 안정성이 높고 퀄리티가 검증된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야 한다. 이 전략을 ”가치투자(Value Investing)“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경기방어주,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우량주 등은 침체기에도 상대적으로 시장 타격이 적다. 반면 고위험 성장주나 소형주는 침체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이 시기에는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별 종목 선정이 어렵다면, 글로벌 경기방어 ETF 등 분산 투자 대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해야 할 것 2) 고금리 부채 상환
신용카드 할부나 마이너스 통장처럼 고금리가 적용되는 부채는 가능한 한 빠르게 상환하는 것이 좋다. 경기침체기에는 수입이 줄어들 수 있고, 이자 부담이 전체 재정 상황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에 새로운 고금리 대출을 받는 일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해야 할 것 3) 비상금 확보
보통 3~6개월치 생활비 수준의 비상자금을 권장하지만,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6~9개월치 생활비에 해당하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예기치 않은 실직이나 의료비, 가족의 긴급 상황 등 갑작스러운 지출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자금은 저축/급여통장이 아닌 예금, 파킹통장, CMA 계좌 등에 넣어 적게라도 이자 수익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침체’라는 단어는 특히 사회초년생이나 자산이 적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불안과 무력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잃을 게 많지 않다는 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 이 시기를 통해 ‘돈이 많을 때 어떻게 지키고 불릴 것인가’를 미리 배워두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된다.
이미 자산이 있는 사람들 역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부는 상대적인 개념이다. 경기침체는 모든 자산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는 시기이므로, 누구나 일정 수준의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 이때의 손실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 전체의 흐름’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이 시기를 준비된 자세로 맞이한 사람에게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