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서사를 만들어준 일들

Chapter 2. 초등학교 4학년 여름에 일어난 일

by 밍기적의 기적

따르릉, 따르릉.


현관을 열고 집에 들어섰을 때, 전화벨이 울리고 있었다.
후다닥, 누구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아버님께서 119에 호송되어 **병원에서 수술 중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내용만 전달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뒤의 일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바로 병원으로 갔을까?

한참 지나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를 끼고 계신 아빠를 본 기억이 나는 듯하다.


그때 난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무수히 많은 기억들로 흐릿해져도, 그때 그 전화는 선명하게 기억난다.
아마 꺼이꺼이 울었던 것 같다.
지금 글을 쓰면서도 괜히 슬프다. 훌쩍훌쩍.


그 뒤로 우리 집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엄마는 아빠 곁에서 24시간 붙어 계시며 병간호를 하셨고,
주말엔 온 가족이 아빠의 병실에서 함께 지냈다.
우리는 병원 밥을 먹었고, 엄마는 남은 밥이나 반찬을 조금씩 드시며 정말 어렵게 아끼고 아끼며 지냈던 것 같다.


아빠는 뇌출혈로 과로하다 쓰러지셨고,
아마도 친가 쪽에 유전적 질병이 있었던 것 같다.
일하시면서 생활 습관 등을 잘 관리하지 못해서 발병한 거겠지…


인생에서 사고라는 건 정말 언제 찾아올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다.


그래도 어릴 적 시련과 풍파를 겪어서 그런지,
그 이후에는 큰 사고 없이 그럭저럭 지금까지 살아온 게 아닐런지….


우리 가족은 서로에게 자주 짜증을 낸다.
짜증이 기본값처럼 설정된 것 같다.
너무 사랑하는데, 어릴 때부터 쌓인 어떤 섭섭함, 서운함, 힘듦이 다 풀리지 않아서인지
어디선가 감정이 건드려지면, 갑자기 숨어있던 짜증이 “푹!!!!!” 하고 등장해버린다.


그래서 가끔 가족과의 관계가 어렵기도 하다.
애증이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내가 우리 가족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건,
가족애가 있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
서로를 측은하게 여기고,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있다는 것.
서로 진심으로 대하며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엄마가 중심에서 지켜주고 계신 것.
아빠도 항상 하루하루를 즐겁고 유쾌하게 지내신다는 것.


모든 것에 감사하다.


어릴 적 아빠의 사고로 인해 내 마음 깊은 곳엔 슬픔이 있긴 하지만,
그 정서가 바탕이 되어 음악적 감성도 표현하며 지내온 것 같다.
요즘 음악과는 별로 안 친하긴 하지만ㅎㅎㅎ
그래도 이 모든 게 나니까!


내 인생의 서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을 두서없이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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