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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 Nov 02. 2024

갈매기

휘휘 어깨죽지 펼치고

눈하나 깜빡임 없이

배가 만든 파도를  뚫고

온몸으로 비행하는 너는,

전장에 나가는 병사처럼

결연해 보인다


기껏 사람들 웃으며 뿌려대는

새우과자 하나 받아먹으려

그 위험한 비행을 어지럽게 애쓰는

너의 눈빛이, 날개짓이

서러운 몸짓으로 보이는건

살려고

살아내려

애쓰고 살아온 인간의 모습과 다를바 없어서겠지.


그래도 부럽다.

생존의 거룩한 몸짓이

비굴하지 않고 그 날개짓에 흔들림이 없기에.

늘 애쓰다 비틀대다 중심도 놓치는

인생들보다 당당해 보이니까.


너의, 너희의 날개짓엔

삶이라는 목표가 정직하고

독식하지않는 질서가 있어

어느 한 녀석 물에 빠지지 않으니 말이다.


앉아 쉴 곳 없는 바다 한 가운데서도

힘있게 퍼덕이는 그 생명력이

나를 ,

세상사에 걷는것도 뛰는것도 어설픈 나를

부드럽고 강직하게 속삭인다.


살아라.

계속 살아내라.

비굴하지 말아라.

흔들림 없이.








너만큼은 나도 애써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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