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서울 꿈의숲

《No. 1431-F / Buk-Seoul》

by 도시일기

북서울 꿈의숲

《No. 1431-F / Buk-Seoul》


높은 주거 구조물 사이, 눌리듯 펼쳐진 초록의 평면 위로 여러 생애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아이들이라고 일컬어지는 작은 인간 무리가 줄을 맞춰 걷는다.

그들은 손에 작은 가지를 쥐고 서로에게 건네며,

가볍게 튀듯이 걷고,

식물과 곤충, 버섯 앞에서 중간중간 멈춰 선다.

표정은 바쁘게 움직이고, 질문은 쉼 없이 오간다.

그 곁에는 일정한 간격을 두고,

조심스럽게 말의 속도를 조절하는, 좀 더 큰 인간이 함께 걷고 있다.


더 넓은 공간에서는 젊은 인간들이

세 개의 다리를 가진 장비를 옮기고,

서로의 움직임을 카메라라는 검은색 화면 안에 담고 있었다. 무언가 기록을 위해 재현하는 장면이었고,

그 기록은 또 하나의 실제처럼 보였다.


고택 앞, 마당에서는 결혼이라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특정한 의복을 갖춘 두 인간이 마주 선 채,

주변의 인간들과 함께 정돈된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떤 인간은 사진 장치를 들고 있었고,

어떤 인간은 음식을 나르고 있었다.

소리와 침묵이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그보다 더 안쪽의 숲길에서는 목에 명찰 같은 것을 걸고

버섯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인간들이 있었다.

호수 주변에서는 날개 달린 생물을 쫓는 인간들의 느릿한 움직임이 보였다. 그들은 망원 장치를 들고,

때때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셔터라는 시간을 눌렀다.


이 구역 전체에서 인간들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거나 피하거나,

걷거나 멈추거나,

뛰거나 눕거나,

질문하거나 침묵했다.


언어는 물결처럼 일어났고,

감정은 아주 작게 흔들렸다.


이곳은 하나의 운동장이자 교실이며,

광장이자 은신처이고,

예식장이자 회로이며,

쉼터이자 기록 장치 같았다.

나는 이 구역을 ‘전 생애 반응형 플랫폼’으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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