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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떠난 베 싱 말 1편
#6.무이네2:친절가장 판티엣인 안내에 야밤 긴 기다림
어릴적 그림으로 보던 남국의 해변 무이네는 어디에 숨어 있나?
by
yo Lee
Mar 12. 2020
친절함에 속은 판티엣 밤 거리의 초조함 뒤,
이틀간 연속 잠을 설쳐서 오늘은 맘껏 게으름 피우다 늦게 기상.
예약시 본 숙소 안내대로라면 50m 떨어진 beach에 맨발로 걸어가 해변에 누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럴려고 무려 3박4일을 여기 무이네에 할애했다.
그러나 보케 거리 식당들과 대형 리조트 마당이 울타리 되어 해변을
가로막고 있으니,
숙소 2층 베란다에
올라서서 길 너머로 바라나 볼 밖에...
깊고 푸른 바다, 청량한 하늘, 하얀 구름이 8k 해상도 TV 화면발이 이럴까 싶게 선명한 색상대비를 이룬다.
센 바닷바람 맞은 활엽수는
긴 머리 풀어헤친 장발 가수의 헤드 뱅잉
도,
바람의 애무에 온 몸 비
트는 열정적인 라틴
무희
춤사위로
도
거듭 변신
중이다.
햇빛, 바람, 색이 충만한 무이네의 정오
는 이렇게 눈으로만 담긴
다.
대로를 사이에 두고 식당가가 바다를 가로막고 있다.
어젯밤 보냈던 1번 버스는 무이네행
내일 참가할 투어 신청하러 숙소를 나선다.
그런데, 이럴수가!
1번 흰색 시내버스가 바로 내 앞을 스쳐간다.
어젯밤
내내 버스 기다리면서
몇 번이나 보낸 그 버스!
분명이 버스에 무이네라고 씌였는데도,
정비소 주인이 타면 안 된다고 저지하던
그 1번 로컬
버스가 무이네
시내
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 후에 또 온다.
버스는
배차시간도 짧다.
여행사에 들어서서 직원에게 어젯밤 이야기를 하니
, 그의
웃음이 의미심장하다.
무이네와 판티엣 간 로컬 버스는 1번 흰색 버스와 9번 붉은색 버스 2가지가 있고,
내가 탔던 9번은 시내 편도 운행으로, 가던 길 되돌아오지 않고 다른 길로 돌아온다고.
말문이 막힌다.
어젯밤 무지무지하게 미안하고 고마웠던 정비소 주인의 무이네행 버스 안내는 목적이 있었던 것!
낯선 도시, 인적 적어진 밤에, 장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내 초조함을 곁에서 '지켜주던'이 아닌, '지켜보던’ 주유소 사장의 의도가 명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켜 ‘주던’이라는 단어를 지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행 내내 그 의문이 되풀이 되었다.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 주인 때문이 아니라, 나 아닌 그 누구에게도 그 밤에는 ‘그렇게 해선 안 되었던 일’로 고집하는 나를
넘어가지 못해서였다.
해변을 차단하는 보케 거리와 호텔
투어도 신청하고 모레 호찌민 출발 버스 장소도 확인할 겸, 무이네 일직선 대로를 오가며 구경하기로 한다.
잡다한 물건을 파는 상점과 카페, 숙소별 특색 있는 건축과 다양한 차림의 숙박객들, 현지인의 결혼식 피로연장, 여러 인종인 관광객들과 그들의 의상...
보케거리는
대로 따라 바닷가에 대어 지어진
,
가건물 식당가이다. 촘촘히 들어선 식당들
은, 연이어 리조트나 호텔과 연결되어 바닷가를 에워싼
담장이 돼버렸다.
바다에 면한 숙소들은 바다를 자기네 숙소 전용으로 품고 있다. 해변에 내려가기 위해서는 좁은 통로를 잘 찾아야 한다.
일부 숙소만 바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해변의 일출
바다를 앞마당으로 품은 숙소
중심거리 북쪽의 숙소들 안내사항 중
‘숙소에서 바다로 5분 거리’란 표현은
단지
지리상
간격일 수 있다.
식당, 숙소가 없었던 예전 길이라면, 바다를 끼고 파도 맞으며
걸었으련만
...
가게
돌며 쇼핑을 즐기고, 떼 지어 사진 찍기 열중한 관광객들의 웃음소리 일렁이는 거리에
점차 그림자가 길어진다. 그새 또 하루가 저문다.
낙조를 배경으로
한
야자수의 실루엣이
풍경의 완성도를 높인다.
어디를 찍어도 그림엽서가 될 거리
의
이곳저곳을 연거푸 폰에 담는다.
보캐거리 초입
톡으로 사진을 전송한다.
오래전에 무이네를 왔었단 지인에게
보낸다.
“아! 십 수년 전에 갔던 그곳, 생각나요 무이네 해변.
바닷가 모래를
걷다 보면 발가락에 걸리는 조개를 파서 끓여 먹었던 곳이거든요. 거기다 현지인 아줌마가 자기가 캔 조개를 더 얹어줘서 숙소에 와서 포식했었죠.
너무 좋았었는데... 사진 보니 또 가고 싶네요.”
무이네 추억을 반추하며 금세 보내온 답장.
추억하는 바닷가가 이곳일까?
다시 온다면 크게 실망하지나 않을지.
여기 오기 전에도 그녀로부터 여러번 들었었던 '그 무이네'를 나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번 여정 기간의 20%를 할애한 이유인 그 해변은, 도대체 어디로 가야 찾을수 있는건지...
무이네의 일출
예전 어려서
보던 벽에 걸린 횃댓보,
푸른 해변 따라 야자수
늘어서 있고,
원뿔 모자 '
논
'
을 쓴 농부가
어깨에 물지게를 지고
가는
평화로운 바닷가.
'남국
의 풍경'을 막연히 알게 해준 천에 그려진 그 그림.
잠 안 오는 밤엔 이 그림을 바라보며 '
저
곳은 어디에 있는 곳 일까' 궁금해하던 그 곳이,
원래의 무이네가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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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여행이 좋은 뚜벅이 여행자로, 현지 골목 투어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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