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사라예보인, 그리고 코소보 사태
보스니아의 비극, 코소보 사태는,
수세기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발칸에서 가장 먼저 생긴 국가는 불가리아였다.
불가리아는 7세기에 나라를 세운 이후 콘스탄티노플을 제외한 발칸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강력하게 일어난 오스만 튀르크에게 무너지자, 그 틈을 타서 세르비아가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 세르비아 역시 1355년 듀샨왕의 전성기를 지나고 나서,
1389년 코소보에서 오스만 튀르크에게 격파당하면서 추락했다.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국가였던 알바니아 주민들을 동방정교회인 코소보에 이주시켰다.
그 결과 오늘날, 코소보 주민의 80% 이상이 알바니아계 무슬림인이다.
이러한 배경은 코소보 분쟁 원인으로 작동한다.
세르비아는 예전의 영광을 되살리고자 하는 세르비아즘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던 중에
이를 견제하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하다 일어난 황태자 저격 사전은
1차 세계대전 발발의 도화선이 되었다.
1차 대전이 끝난 1919년에는 연합국에 의하여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왕국을 만들어졌고 여기에 몬테네그로와 마케도니아 일부가 합쳐져 유고슬라비아 왕국이 되었다.
이때, 이 지역을 침범한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이탈리아 사람들을 크로아티아에 이주시켰고
(현재도 크로아티아 도시 중에는 이탈리아인 집단 거주지역이 있다.)
독일은 크로아티아의 꼭두각시 정권인 우스타샤로 하여금 70만 명의 세르비아인과 집시들을 학살, 추방토록 했다.
이후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난 1945년,
티토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만들었다.
그는 민족 간의 결혼을 장려하며 종교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1980년 티토 서거 이후 유고슬라비즘의 실험장이었던 보스니아에서 민족 간 갈등이 터졌다.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가 유고연방으로부터 1991년 6월 25일 독립하자,
유고연방군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세르비아계 장교들은
세르비아니즘을 부활시키자는 세르비아 대통령 밀로세비치의 주도 하에 6월 28일 슬로베니아로 쳐들어갔다.
유고 내전이 발발한 것이다.
10일간 지속된 전쟁으로 많은 돈을 약탈해간 이들은 8월에 진격을 이어갔다.
크로아티아 우스타샤 정권에 의한 70만 명의 세르비아인 학살에 대한 보복적 측면도 있었다.
즉, 1차 대전 후 일어난 세르비아인 대학살의 ‘민족청소' 앙갚음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에는 세르비아의 대통령인 밀로세비치의 잔인성이 부각되었다.
1992년 4월 6일에는 보스니아 시민들이 사라예보에 있는 국회의사당 앞에 모여 평화와 유고연방 탈퇴를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는데 이들에게 세르비아 극단주의자들이 총격을 가해 보스니아 내전을 시작했다.
3년 3개월간 계속된 보스니아 내전은 동적 상잔의 잔인한 전쟁이 되어갔다.
전쟁 초기에는 무슬림과 크로아티아계가 서로 연합하여 세르비아의 공격을 막아낼 정도였고 무슬림 사령부가 가톨릭 지역에 있을 정도로 문제가 없었으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정치인들의 야심이 개입되어 편 가르기 식 적대적 입장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결과는 참혹한 민중의 깊은 아픔으로 남았다.
1995년 전쟁이 끝난 후,
날마다 어린 아들의 묘가 있는 마을 입구의 묘소에 와서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흐느끼던 어머니들의 눈물 어린 나날을 TV에서 시청했고
바로 이웃간에 적이 되어 서로의 가족을 잃고 일상생활을 박탈당한 수많은 보스니아 인의 애절한 전쟁 상흔을 다큐 프로를 통해 가슴 절이며 보았었다.
이 전쟁 중에
세계평화 주도를 내세우는 유럽 강대국들은
자국 이익에 따른 입장 차이로
이 전쟁의 피해를 줄이지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민족청소를 유발한 것도,
제 살던 땅에 이민족을 강제 유입시킨 것도
그들이 벌인 일이 아닌가!
그리고
종교가 달라도 민족이 달라도 그렁저렁 살고 있던 발칸의 평화가 이렇게 잔혹하게 깨져버린 책임에서 자유로울수 없음에도
시대를 거슬러 지는 국가간 윤리적 책임은 찾아지지 않는다.
이념도 종교도 정치적 노선도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권을 박탈할 이유로서 성립될 수 없음에 대한 정치의 진화는 희망조차 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인류는
전쟁을 통해 서로를 아픔 속에 몰아넣는 참상을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역사는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