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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삼 Jan 29. 2021

개 좋아하는 사람 치고 나쁜 사람 없다: 리얼 개소리

당신도 '동물애호가'인가요?


 그들 중에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있을 뿐, 이게 사람의 인격적 완성도를 판가름 할만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 개 고양이 키우고 동물 좋아한다는 악마들을 겪어본 사람들은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기가 찰 것이다. 

 내 주장이 아니라, 실제 우리는 개념없는 견주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목줄도 안하고 개 데리고 다니는 견주, 짖어대고 으르렁대는 개 방치하며 '우리개는 안 물어요' 시전하는 견주, 산책시키면서 배변처리 안하는 견주는 기본.

 나도 개를 키워봤지만 이 말은 참을 수 없는 희대의 개소리임을 꼭 주장하고 싶다. 참고로 히틀러도 애견인이었으며, 연쇄 살인마, 흉악범이 개 키우는 경우도 흔하다. 한국이 개고기를 먹는 나라라고 혐한 발언했던 프랑스 모 여배우는 인간은 배척하고 개만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동물사랑은 취향이며, 인간성하고는 별개로 봐야한다. 




 그래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며 이 개소리를 이 악물고 옹호하는 인간들이 있다. 틀린 말 맞다. 모든 개, 고양이 좋아하는 마음이 동정심, 배려심 따위에서 생겨나는 게 아니다. 그냥 개, 고양이가 귀엽게 생겼으니까 좋아하는 거다. 혹은 반려동물을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는 인간도 많다. '사랑'이 아니더라도 그냥 각자의 개인적인 이유로 좋아하고, 키우길 선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많은 애견인들은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개가 자신에게 사랑을 주고 복종하는 생물체이기에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 생물체가 자기 취향대로 멋지게 혹은 귀엽게 생기지 않았거나,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정확히 말하면 '동물사랑'이 아니라 '자기사랑'이다. 똑바로 들여다보면 '애완동물'(반려동물)은 '동물사랑'하고 전혀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참된 '동물사랑'은 무엇인가. 생태계 자체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귀엽게 생기지 않은 동물도, 물고기도, 뱀도 다 사랑하는 게 동물사랑이다. 사랑한다고 우기면서 내 멋대로, 이기적인 잣대로, 선악을 구분하고 지킬 동물과 먹을 동물을 구분하는 건 사랑이 아니다.

 그러니까 소위 '애견인'이라는 사람들은, 개가 '동물'이기에 사랑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절대복종하고 맹목적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사랑한다고들 하는 것이다. 동물을 키우는지 여부는 동물사랑과 근본적으로 상관이 없다. 모택동이 자기 가족을 사랑한다고 인간, 인류를 사랑하는 게 아닌 것과 똑같다. 




 연예인 중에도 꾸준히 동물사랑 이미지를 어필해온, 그 덕을 많이 본 사람이 있다. 나도 좋아하는 연예인이고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그 사람의 절절하고 한 맺힌 동물사랑 역시 그냥 자기투사, 자기애, 자기위안일 뿐이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생태계 파괴에 진심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이지, 동물을 '귀여워하는' 사람이 아니다. 이 역시 내 의견이 아니라, 그린피스의 기본철학이다. 동물이 귀엽고 불쌍해서 지켜주자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파괴를 막는 것,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게 다르다.  





 한줄요약하면 제목의 명제는 성립하지 않는, 명확히 틀린 말이다. 내가 키우는 동물만 소중한, 동물을 사랑하는 자신에 심취한, 이웃은 안중에도 없는 흔한 '동물애호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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