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숙적(2)

쟤랑 쟤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by MMQ

이대로 두 사람을 내버려두었음 참 좋았을 것을!


그날 오후, 저잣거리에서 마을사람 둘이 시비가 붙었는데, 하필이면 각각 마고와 릴리안의 골수팬이었지 뭡니까!


잘못 건넨 거스름돈 때문에 시작된 실랑이는 점점 마고가 더 훌륭한 싸움꾼이네, 릴리안이 더 훌륭한 싸움꾼이네 하는 다툼으로 변했습니다. 허나 끝내 결론은 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달궈진 찻주전자처럼 씩씩거리며 각자 마고와 릴리안의 집으로 내달렸지요.


먼저 도착한 건 마고의 팬이었습니다. 그는 문을 쾅 열어젖히며 술을 마시고 있던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이보게들! 내 말 좀 들어보게! 내가 오늘 얼마나 황당한 일을 당했는지 아는가?"


마고의 팬은 저잣거리에서 일어난 일을 속사포처럼 쏟아놓았습니다. 죽을 만큼 억울하단 표정을 곁들여서요. 그의 얘길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앉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감히 마고를 깔보다니, 망할 릴리안 패거리들!’ 사람들은 한마음으로 이를 갈았습니다.


"이거 안 되겠구먼! 릴리안에게 본때를 보여줍시다!"


"마고가 실력발휘를 할 때가 온 거요!"


오늘따라 술맛이 좋았는지 마고는 취기가 뭉근한 얼굴로 기분 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암만 시끄럽게 떠들어도 무슨 말인지, 왜 그렇게 흥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머릿속이 빙빙 돌았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멋대로 릴리안에게 도전장을 써서 심부름꾼 아이에게 들려 보냈을 때도 가만히 있기만 했습니다.


릴리안의 집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릴리안의 팬이 저잣거리에서의 말싸움을 한껏 부풀려 이야기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연신 '망할 마고!'를 외쳤지요. 그때 마침 심부름꾼 아이가 마고의 도전장을 들고 들이닥쳤고, 사람들은 불붙인 폭죽처럼 길길이 날뛰었습니다.


"나 원 참 기가 막혀서!"


"릴리안! 우리 건방진 마고의 코를 납작하게 해줍시다!"


릴리안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초저녁부터 내기 술을 마신 터라 머리끝까지 진탕 취해있었거든요. 하지만 흥분할 대로 흥분한 사람들은 마고가 보낸 도전장에 꾸벅꾸벅 조는 릴리안의 손도장을 쾅쾅 찍어 돌려보냈답니다.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아직 술기운이 가시지 않은 마고를 억지로 깨워 채비를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제일 좋은 활을 골라 매주고, 화살 통엔 화살을 가득 채웠습니다. 눈에는 위대한 전사처럼 붉은 안료를 듬뿍 발라주기까지 했다니까요. 영문도 모르고 집을 나선 마고는 사람들이 창문에 매달려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상황을 눈치 챘습니다.


"가서 릴리안을 혼쭐내줘요 마고!"


"누가 한수 윈지 똑똑히 가르쳐주라고요!"


‘아뿔싸, 내가 술김에 그만 일을 치르고 말았구나!’ 마고는 속으로 땅을 치며 후회했습니다. 그러나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호방하게 손까지 흔들며 길을 나섰더랬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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