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같은 인생

#3. 일상에 상큼함이 필요한 당신에게

by 박희영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갑자기 입안에 침이 고이고 코끝에 상큼함이 맴돈다.

향기 따라 고개를 돌리니 판매 직원이 노오란 레몬을 얇게 자르고 있다.

칼날이 레몬에 닿을 때마다 타원형이었던 모양이 조각조각 작아진다.

햇살에 분무기를 쫙 뿌린 것처럼 미세한 방울이 공기에 퍼지는 레몬즙.

'무지개가 떴나?' 잠시 착각이 든다.

나도 모르게 그쪽으로 걸음이 간다.

눈으로 봐도 탱글탱글한 노란 레몬이 봉지가 비좁아 보이게 꽉 차있다.




‘하나 살까?’



망설이는 눈빛이 보였는지 마트 직원이 투명마스크를 쓰고,

레몬의 효능과 맛에 대해 설명을 한다.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레몬청을 만들까? 일이 많겠지?’



고민하는 찰나,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금 사면 덤으로 몇 개 더 준다며,

앞에 온 손님들은 이런 서비스 못 받았다고.

'고객님은 참 운이 좋아요~'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레몬하나에 거창한 행운까지 들먹이다니..

먹이를 놓치지 않는 맹수 같은 마트 직원의 프로정신에 박수를 친다.



“한 봉지 주세요.”



밀당에 기분 좋게 졌고, 레몬을 담아 조금 비좁아진 카트를 밀며

또 다른 세일 코너로 간다.

등 뒤로 이내 상큼함이 퍼진다.

밀당의 귀재인 직원이, 유혹의 레몬을 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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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스쳐 버리는 일상의 한 장면을 사진 찍듯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글입니다.

어쩌면 초단편, 또 어쩌면 에세이 이른지도 모를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통해 작은 응원과 위로를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수,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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