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별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나 보다. 늘어진 소리의 파장마저 너울져 사라져 버리고 어떠한 공명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적막함만 사방에 둘러 있었다. 진공은 아닐진대 매질이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으니 그 어떤 흔적도 찾을 수가 없었다. 여기서 무언가를 기대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왜 나는 가능성도 없는 이곳에서 그것을 찾았던 것일까? 차라리 황량한 사막이나 드넓은 대양에서 헤매는 것이 더 나았던 것은 아닐까? 이유는 모르지만 어떤 본성이 나를 이리로 이끌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일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불가능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일까? 메아리조차 들을 수 없는 이곳에서 소리쳐 부르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인 것일까? 초록빛마저도 이제는 붉은빛으로 변해가는 저 서쪽하늘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네가 언젠간 말위에 올라타 흙먼지 날리며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