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같이 가는 사람이 고집이 세다면 끝까지 함께 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처음 시작을 같이했으니 마지막까지 같이 가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끝까지 같이 가지 않는다고 하여 그것이 그리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예전에는 내가 불편해도 참아가며 함께 가는 사람의 뜻을 따라 끝까지 가려 노력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힘들어지며 마음은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한 적이 많았습니다.
요즘엔 저의 마음이 편한 쪽을 택합니다. 중간에 힘이 들면 뜻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나의 길을 정해 혼자 말없이 걸어갑니다. 생각해 보면 혼자 간다고 해서 나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뜻이 다른 사람과 억지로 가면서 마음이 힘들어지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을 같이 가는 사람이 함께 가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와 같이 갈 필요도 없습니다. 오직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자신의 주관대로,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한다면, 함께 간다는 것은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되기만 할 것입니다. 그때는 과감하게 그가 가도록 내버려 두고, 나는 나의 길을 가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태양계는 태양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수성, 금성, 지구 등의 행성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태양계에는 태양이 두 개인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쌍성계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우주에 쌍성계가 많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태양이 하나밖에 없는 태양계가 월등히 많이 존재합니다. 쌍성계의 경우 두 별의 질량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두 개의 별은 어느 정도 일정한 거리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 지나면 질량이 큰 별이 작은 별을 잡아먹기도 하고, 같은 거리를 유지하지 못한 채 멀어지기도 합니다.
만남은 헤어짐이 전제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헤어짐은 또 다른 만남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 일상의 한 부분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것이 문제가 된다거나 이상한 것이 아닌 당연한 우리의 삶의 일부일 뿐입니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동료이건, 학교에서 만났던 친구이건,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뜻을 같이 할 수 없기에 더 이상 인연이 계속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각자가 가는 길을 멋지게 가라고 응원해 주는 것이 보다 성숙한 사람의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고 해서 아쉽거나 마음 쓸 필요는 없습니다. 계절이 바뀌면 변화가 오는 것과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나뭇잎은 이제 모두 떨어져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습니다. 이제는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질 것입니다. 나뭇잎은 그렇게 보내고 천지를 순백색으로 뒤덮을 눈을 기다리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