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유한하다. 언젠간 그 끝이 있다. 그 끝이 언제인지는 알 수가 없다. 오늘일 수도, 내일일 수도, 아니면 먼 미래일 수도. 그렇기에 오늘이 소중할 뿐이다.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가을이 되어 간다. 저 푸르른 나뭇잎도 이젠 생기를 잃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많은 잎새도 하나씩 떨어져 갈 것이다. 나뭇잎 하나도 생명 그 자체인 것을 우리는 가끔씩 잊곤 한다. 소중한 것을 그렇게 잊고 그렇게 떠나보낸다.
나뭇잎 하나가 떨어질 때 나의 마음도 떨어져 나간다. 또 하나의 생명이, 또 하나의 소중함이 나로부터 떠나가 버린다. 그렇게 떠나간 것은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 다시는 그 나뭇잎을 볼 수가 없다.
나와 함께 소중했던 시간은 언제였던가? 그 시간을 기억이나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떨어져 나가고 나면 나의 허전함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한 잎이 떨어져 나갈 때마다 나의 마음이 너무나 아파 떨어지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에 굽어볼 수밖에 없었다. 이젠 다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기에.
떨어져 나간 그 나뭇잎을 가만히 바라본다. 나와 함께 했던 그 나뭇잎을 그냥 지켜보기만 한다. 지나간 시간이 생각나고 함께 했던 순간들이 눈앞에 아득하다.
하나씩 떨어져 나가던 나뭇잎도 이제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고, 내 주위엔 인적조차 드물다. 모두가 그렇게 떠나갔고, 이제 나도 가야 할 때인가 보다.
삶을 그렇게 그냥 왔다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 잎 >
위선환
툭, 잎 떨어지는 소리 들리고 한 나무가 허리를 굽혔고 잎 떨어뜨린 가지를 아래로 숙였고
굽은 한 나무의 숙은 가지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이 내려다보이고
굽은 한 나무의 숙은 가지 아래로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의 더 아래로 느리게 지나가고 있는 한 사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한 사람이 느리게 지나간 다음에는 인적 끊겼고, 인적 없는 나무 아래는 빈 것이다, 그렇게 말씀한 대로
굽은 한 나무의 빈 아래의 더 아래가 한없이 빈 저어 아래까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한없이 빈 저어 아래로 한없이 떨어져 내려가는 딱, 한 잎이 가뭇가뭇 내려다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