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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Dec 24. 2021

해바라기는 왜 해를 따라다닐까?


  노란 해바라기는 아침에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가 해가 뜨고 나면 하루 종일 해를 따라다니고 저녁엔 해가 진 서쪽을 향해 있다가 다시 아침엔 동쪽을 향해 해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이름마저 해바라기가 되어 버린 것일 텐데 해바라기가 해를 따라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물이 성장하는 메커니즘은 바로 광합성이다. 광합성에서 햇빛은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다. 해바라기는 가장 높은 효율로 광합성을 최대한 빨리해서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하루 종일 해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하지만 해바라기가 평생을 해를 따라다니지는 않는다. 광합성 작용을 충분히 해서 성장이 멈추면 더 이상 해바라기는 하루 종일 해를 따라다니지 않고 동쪽을 향해 고정되어 버린다. 이때부터는 해바라기가 아닌 동쪽 바라기가 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번식을 위한 것이다. 동쪽 방향은 서쪽 방향보다 하루의 평균 온도가 3~4도 정도 더 높다. 또한 아침부터 저녁까지 꽃을 찾아오는 벌이나 나비의 방문 빈도를 통계로 확인해 보면 동쪽 방향이 서쪽 방향보다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해바라기는 자신의 번식을 위해 벌이나 나비들이 더 많이 방문하도록 하기 위해 성장이 끝나고 나면 동쪽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밤새도록 온도가 내려가 있는 상태에서 꽃이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야 아침에 뜨는 태양으로부터의 에너지를 직접 받을 수 있어 온도가 빨리 올라가고 따뜻해진 해바라기 꽃에 벌이나 나비가 더 많이 모여들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해바라기는 더 많은 번식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어릴 적 우리 동네엔 해바라기가 참으로 많았다. 그 속으로 들어가 술래잡기도 하고, 해바라기 씨앗도 많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하루 종일 따스한 해를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부럽기도 했다. 


  우리에게 항상 따뜻한 날만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항상 기쁘고 행복한 날들로 우리의 삶이 채워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은 아마 지구 상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비가 오는 날도 있으니 해바라기도 그런 날은 우울할 것만 같다. 특히 여름 장마철도 있으니 그런 날은 해바라기가 얼마나 태양이 그리울까? 그러고 보면 해바라기에게도 슬픈 날이 있는 것도 확실하다. 비가 그치고 나면 해바라기는 정말 기쁠 것이다. 따스한 햇빛을 따라 다시 성장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 우리에게도 항상 힘든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시간이 끝나면 좋은 날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너무나 확실하다. 


 해바라기에게 빛과 따스함을 주는 존재가 태양이라면 우리에게도 그러한 존재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항상 나를 응원해주고 믿어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그런 존재가 있다면 나도 당연히 해바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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