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울고 싶은 날이 있다. 가슴이 미어터지도록 울고 싶은 날이 있다. 나의 울음은 소쩍새의 그것과 공명이 된다. 너무나 서글픈 울음이다.
한 밤중 산속에서 들리는 소쩍새의 울음은 무슨 사연일까? 나처럼 소쩍새도 그리 슬픈 일이 있는 것일까? 울어서 지칠 때까지 끝없는 그 아픔은 왜 그리도 잔인한 것일까?
나의 모든 것을 잃었기에, 다시 돌이킬 수 없기에 나의 슬픔은 극한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며, 그 누구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죽음은 그래서 절대적인 슬픔이다.
<귀촉도>
서정주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 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 리
신이나 삼아 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어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 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그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서역으로 삼만리, 파촉으로 삼만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아무리 소리쳐도 대답도 없고, 아무리 손을 흔들어도 반응조차 없다. 그저 그렇게 떠나가 버렸다. 그래서 삶은 비극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먼 길을 갈 줄 알았으면 초라한 신발 한 켤레라도 마련해 줄 것을 그마저 해주지 못했다. 머리카락 한 번만이라도 더 만져나 볼걸 그것도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쩌랴, 다 부질없는 걸. 희망조차 품을 수 없고 그리움도 사치에 불과한 것을. 나는 그저 그렇게 밤새워 목놓아 우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소쩍새가 밤새 우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