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이 달라진다. 문제는 내가 선택한 그 길에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 어떤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지, 내가 생각하고 바라던 것들이 그 길에서 이루어질지, 예상치도 않았던 일들이 나타날지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프루스트가 쓴 길에 대한 시가 있다.
<걷지 못한 길>
로버트 프루스트
노란 숲 속 두 갈래길
나그네 한 몸으로
두 길 모두 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덤불 속 굽어 든 길을
저 멀리 오래도록 바라보았네
그러다 다른 길을 택했네
두 길 모두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밟지 않은 길이 더 끌렸던 것일까
두 길 모두 사람의 흔적은
비슷해 보였지만
그래도 그날 아침에는 두 길 모두
아무도 밟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네
나는 언젠가를 위해 하나의 길을 남겨두기로 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겠지
언젠가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을 때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숲 속에 난 두 갈래길 중에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기에 그중 하나를 골라 숲을 갈 수밖에 없다. 길이 다르니 당연히 전혀 다른 일들이 그 길 위에 펼쳐져 있을 것이다. 어느 길로 가느냐에 따라 많은 것은 달라질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은 그 길을 다 가고 나서 인생의 후반부에 돌아본다면 그다지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한쪽 길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있고, 다른 쪽 길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또한 잃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인생을 크게 본다면 삶은 그다지 커다란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길을 가느냐보다 그 길에서 무엇을 하면서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가 선택한 길에서 행복을 느끼고, 기쁨을 누리며 삶을 즐길 수 있는 길이라면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단지 길의 끝에 도달하기 위한 선택이라면 그 길을 가면서 나는 행복도 모르고, 삶의 경이로움도 느끼지 못한 채 가야 할지도 모른다. 각자의 선택이지만 그 길을 가는 과정이 진정한 나를 위한 것이길 바랄 뿐이다.
내가 선택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그 길에서 내가 하는 일들은 오로지 나의 책임이다.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그렇다. 따라서 선택한 그 길을 아름다운 길로 만드느냐가 나의 삶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운 길은 나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과정에 의해 결정될 뿐이다. 어떤 길을 가건 그건 오로지 그의 능력이기 때문이다.
삶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다. 하지만 선택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이기에 내가 선택한 그 길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어쩌면 길의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할 수 없기에 하나의 길만 선택해야 하니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은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 어차피 다시 갈 수 있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선택을 믿고 끝까지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 나가려 노력하는 것이 나에게 있어서 최선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