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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r 16. 2022

기다림의 이유

삶은 기다림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무언가를 기다리며 우리는 살아간다. 기다림은 끝이 있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내가 기다리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일까? 나는 왜 그것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있어 기다린다는 것은 진정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일까?


  “기회가 왔으니 그동안 무엇이든 하자. 우리 같은 놈들을 필요로 하는 일이 항상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런 게 아니야.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를 따져보는 거란 말이다. 우린 다행히도 그걸 알고 있거든.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린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


  그들은 마냥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군지도 모른다. 기다려야 하는 이유도 모른다. 고도가 꼭 온다는 보장도 없다. 고도와 만나서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며,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냥 날마다 고도를 기다릴 뿐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하여 그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내가 지금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는 나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일까?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소망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오늘이 힘겹기에 그것이 언젠가는 끝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현재의 힘든 삶은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는 것일까? 나의 노력으로 진정 그러한 것들이 끝날 수 있을까?


  이유가 어떻든 나는 그래도 기다리려 한다. 끝내 고도가 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나의 기다림은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기다리는 것조차 못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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