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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r 17. 2022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을 나의 주관대로 너무 빨리 판단해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람의 첫인상에서 이미 무언가를 결정해 버리고, 만나서 몇 마디 나누어 보고는 그 사람에 대해 대강 파악해서 결정해 버리고, 만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사람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아예 나의 마음속으로 못을 박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의 편견과 선입견으로 그를 완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나와 오래도록 가깝게 지낸 사람일지라도 어떤 하나의 면만 보고 나서 그 사람의 다른 면이나 전부를 알지도 못한 채 가까웠던 사람도 나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도 없이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는 것도 없이, 그저 나의 생각과 판단으로 모든 것을 결정해 버리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람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거나, 진정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려는 마음도 없이 오로지 나의 짧은 생각으로 그에 대한 모든 판단을 결정해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인간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성급하게 판단하고 결론을 내려버린다. 한 인간을 피상적으로 분류하고 그에게 개념적 정체성을 부여하고 독선적인 비판을 하면서 에고는 매우 만족스러워한다. 인간은 특정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길들여져 왔다. 유전적 특성은 말할 것도 없고 어린 시절의 체험 및 자라온 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 본연의 모습이 아니라 그런 것처럼 보이는 모습일 뿐이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이라는 판단을 내릴 때 우리는 그의 길들여진 마음의 양상을 본연의 모습과 혼동한다. 그런 판단 행위 자체도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인 마음의 양상이다. 내가 그에게 개념적 정체성을 주는 순간 그것은 그와 나를 동시에 가두어버린다. (고요함의 지혜, 에크하르트 톨레)”


  내가 상대하는 사람에 대한 판단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 사람에 대한 열린 가능성을 남겨 둔 채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으니 나의 지식과 생각으로 그 사람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하지 않은 채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은 어떨까? 


  나의 다른 사람에 대한 판단과 결정이 만일 잘못된 것이라면 어쩌면 나에게 있어 소중한 사람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 그것은 평생 살아가면서 다시는 돌이키지 못하는 커다란 실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사람을 잃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나의 옆에서 평생 진정한 의지가 되고 힘이 되어 줄 수도 있기에 나의 섣부른 생각과 판단은 나에게 있어 진정으로 삶을 나눌 수 있는 참된 사람을 잃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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