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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Apr 12. 2022

피면 지고

형형색색으로 피는 꽃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꽃잎은 하나둘씩 떨어지고      


영원할 줄 알았던 

그 아름다움

그리 얼마 가지 못한 채

촉촉이 내리는 봄비에

마지막 작별을 고합니다    

  

피면 지는 것처럼

모든 인연도 언젠간 사라지겠지요   

   

아쉬움 너무 많지만

아름다웠던 그 순간이 있었기에

마음 아파하지 않으렵니다.     


  노란 개나리가 어느새 이곳저곳에서 피기 시작하더니, 연분홍 진달래가 그사이를 수놓는다.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얀 목련이 화사한 자신을 자랑하고 싶어 하더니, 이어 피는 벚꽃은 봄의 절정을 알려주려나 보다.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쁘기 그지없다.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흠뻑 느낄 수 있으니 어지러운 마음마저 편안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듯,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예뻤던 꽃잎이 하나둘씩 떨어지며 꽃비를 내리는 듯하다. 예쁜 꽃들을 보고자 하는 많은 사람의 열기가 대기의 기온을 올렸나 보다. 초여름이 된 듯한 온도에 대지를 시원하게 적셔줄 비 소식이 들린다. 봄비가 내리고 나면 그 아름답던 형형색색의 꽃들도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가는 것이 진리인가 보다. 아쉬움 너무 많이 남고, 그리움 오래도록 계속된다 한들 어찌하겠는가?


  모든 인연은 그렇게 사라지겠지만, 아름다웠던 순간도 있었음을 마음속 깊이 오래도록 간직하고 감사해야 하리라. 나의 존재나 꽃잎의 존재가 무슨 차이가 있으리오. 꽃잎이 꽃비가 되듯 나도 언젠가는 무상의 존재로 돌아갈 것은 너무나 당연하리. 그래도 좋았던 시간과 가슴 벅찼던 순간도 있었으니 무엇을 바랄까? 그것으로 충분하니 가슴 시렸던 순간만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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