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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Apr 17. 2022

영혼의 촛불

가까이서 빛나고 있습니다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할 뿐입니다    

  

멀리서 빛나고 있습니다

갈 수도 없고

닿을 수도 없습니다    

  

이제는 

가까이 있는 것

멀리 있는 것


그 모두를 마음에

담으려 합니다      


예전에 그렇게 하지 못한 것까지

비록 많이 늦었지마는    

  

지금 여기에서 

나의 땀으로 

나의 영혼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후회 없이 하려 합니다        

  

  예전에는 너무나 몰랐던 것 같다. 나의 가까이에 별과 같이 빛나는 소중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왜 그랬던 것일까? 나의 욕심과 삶의 목표가 나의 눈을 가렸던 것일까? 왜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이제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싶지만, 멀리서 빛나는 것들로 인해 그곳에 닿는 것이 너무도 힘들다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가 보다. 그동안의 삶의 이유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아직도 미련이 남아서일까? 그나마 아직은 이루지 못한 꿈이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기 때문인 걸까?


  때가 이르면 소원했던 일부라도 거둘 수 있는 것일까? 이제는 욕심과는 거리가 멀게 된 나의 마음이, 어떤 것이 주어지더라도 연연하지 않는 나의 영혼이, 조금은 자유로움을 느낀다.


  그래도 아직은 해야 할 일도 남아있고, 할 수 있는 것도 존재하기에 그것만이라도 감사할 뿐이다. 최선을 다할 자신은 없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남아있기에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나의 길을 가고자 한다. 


  더 많은 것을 마음에 담고, 가까이 있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며, 멀리 있는 것도 그리워하며, 내가 흘릴 수 있는 땀과 보다 맑은 영혼을 가지려는 노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긍정으로, 후회 없이 그리고 미련 없이 담담히 나의 길을 가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임을 마음 깊이 새기려 한다. 아름다운 꽃처럼, 어두운 밤하늘의 별빛처럼, 언젠간 나의 영혼도 조그만 촛불처럼 피어나는 순간이 오기를 희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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