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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n 06. 2022

무엇이 나의 마음을 떠나가게 했을까요?

무엇이 그것으로부터 나의 마음이 떠나가게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새로움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너무나 지쳤고, 너무나 피곤하고, 왠지 매일 똑같은 그 헛된 반복이 나의 마음을 힘들게 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혼자 있고 싶었습니다. 그 누구와도 함께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를 알아달라고 애원하지는 않았지만, 못내 아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련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붙잡는다고 해서 붙잡히지도 않고, 머무르라고 해도 머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훌훌 털고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누가 부른다고 해서 돌아보고 싶지도 않고, 가던 발걸음을 돌리기도 싫었습니다. 


  마음의 문이 저절로 열리는 것도 아니고, 닫고자 해도 저절로 닫히지 않기에 그냥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억지로 할 수 있는 것은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압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구름이 가는 대로 저는 이제 그렇게 내버려 두려고 합니다.


  나의 의지와도 상관없이 떠나고 싶을 때 떠나렵니다. 어떤 것에도 연연하지 않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솔직했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속이고 다른 사람마저 속이는 그 모습이 나의 마음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그렇게 가두어 두고 그토록 거짓에 싸여 살아가는 것에 나의 마음이 멀어졌는가 봅니다. 


  무지했던 나에게도 잘못이 있었습니다. 그저 믿고만 있었던 저 자신이 부족했을 뿐입니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지도 않은 채 열심히 살아왔던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요. 해서 이제는 함부로 나의 마음을 어딘가에 주지 않으렵니다. 아니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으렵니다. 


  분별없이 살아가야 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아침 바람을 맞으며 그 생각을 했습니다. 더 이상 마음은 움직이지 않을 만큼 단단해졌나 봅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다시 창문을 열어 밖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들어보기도 합니다. 나를 찾는 소리가 나지 않음을 알고 이제 마음이 편안해짐에 익숙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가 봅니다. 삶은 잠깐이기에 그저 살아가는 것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나에게는 그것만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어쩌면 패배자처럼 살아가야 할지 모르나, 패배자일지라도 그의 삶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 어떤 모습이라 할지라도 나의 삶에 응원을 보낼 것입니다.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나 스스로 응원할 용기도 있습니다. 나를 떠나가게 했던 그 무엇에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떠나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훨씬 더 컸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어디에 서 있건 나는 나의 길을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그 길 위에서 또 다른 일들이 있더라도 이제는 돌아서 갈 수는 없기에 마음이 닿는 대로 그렇게 발걸음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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