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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Jul 29. 2022

절제

삼가는 것은 삼가지 않는 것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삼가기 위해서는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가는 것은 욕심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욕심이 인간의 본능이기에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물러서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자신을 나타내고자 함이 인간의 본능에 가깝다. 자신을 주장하지 않고 내세우지도 않으면서 고요히 지켜보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삶의 아름다움은 이러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들의 황홀한 마음마저도 단단히 붙잡아 억제하면서 절도라는 순결을 잃는 것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택하는 저 사람들을 아직 본 적이 없는가? 그리고 인정받으려 하지 않고 모래에 찍힌 자신들의 발자국을 거듭해서 지우고, 숨어 지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과 자기 자신에 대해서 기만하는 자로 존재하는 저 불편하지만, 흔히 너무나 좋은 본성을 가진 사람들을. (아침놀, 니체)”


  일을 완벽하게 하려는 데서 자유로워야 한다. 과하지 않게 일하는 것이 오히려 더욱 삶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 말을 다 하지 말아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끝까지 하지 말아야 한다. 하고자 하는 말을 다 하지 않는 것은 내면의 깊이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원하는 것을 다 하지 말아야 한다. 원함에는 끝이 없기에 그 굴레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바로 하고,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은 용기 있게 끊어야 한다. 과감함에 동반되는 용기가 절제의 바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넘치느니 모자라는 것이 낫다. 줄이 팽팽해지면 끊어질 수밖에 없으니 그 이상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모자람에 만족할 수 있다면 넘침의 과욕을 피할 수 있다. 


  미련을 버리고 조그마한 것이 신경을 쓰지 않음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절제는 조그마한 것에 마음을 두지 않고, 더 커다란 것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비롯될 수 있다.  삶의 아름다움은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는 비례와 균형에서 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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