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누구나 있기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벼운 상처도 있지만 깊은 상처도 있으며,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있지만 아주 가까운 사람한테 받은 상처도 있습니다. 커다란 파도가 덮친 듯한, 내가 어쩌지 못하는 운명에 의한 상처도 존재합니다. 금방 아무는 상처가 있는 반면, 아주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동안 계속될 그러한 상처도 있습니다. 나에게 소중한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도 있고,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 의한 상처도 있습니다. 상처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누가 와서 나의 그러한 상처를 치유해주면 좋으련만 우리에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위로를 해주고 격려를 해주는 사람이 있어 어느 정도 아픔을 잊을 수는 있지만, 정작 나의 상처를 치료하는 사람은 오직 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도 나의 아픔을 대신해 주지 않으며, 어느 정도 동정과 이해를 해주기는 하지만 완전히 나의 상처를 치유해주지는 않습니다.
누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나의 잘못일 수도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도 그에게 상처를 주었는지도 모릅니다. 가만히 회상해보면 내가 받은 상처보다 다른 이에게 준 상처가 더 많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가 그에게 준 상처를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내가 모르는 것도 아마 있을 것입니다. 평생 살아가면서 상처를 받지 사람도 없지만, 상처를 주지 않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나는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었던 것일까요? 나는 다른 이에게 준 상처를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요?
예전에 목욕탕에서 넘어져 갈비뼈 두 개가 부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뼈가 부러지면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본 후 깁스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날도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왼쪽 갈비뼈가 부러진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깁스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갈비뼈는 부러져도 깁스를 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옆구리 전체에 깁스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마 당연할 것입니다. 깁스를 하지 않았으니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가 움직일 수밖에 없었고 통증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진통제를 먹고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숨 쉴 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경험이 있었기에 갈비뼈 부러진 이들의 고통을 어느 정도는 잘 압니다.
내가 아픈 만큼 다른 사람이 아프다는 사실은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나에게 상처가 있는 만큼 다른 이도 상처가 있는 것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내가 상처를 받은 만큼, 나 또한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것도 어김없는 사실입니다. 내가 받은 상처는 알고 내가 다른 이에게 상처를 준 것을 모른다는 사실은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 누구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어쩌면 나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길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의 상처는 아파하면서도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는 얼마나 미안해하고 있는지도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과정이 끝나고 나서 나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의 상처를 모른척 한 채 나의 상처만 들여다본다고 해서 그것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습니다. 내가 아픈 만큼 그 사람도 많이 아팠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손에 때 묻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아가며 살아가는 것이 아마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받은 상처의 크기보다 다른 이에게 준 상처의 크기가 클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겠지만, 이제 더 이상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나 자신이 받은 상처를 조금씩 치유할 수 있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나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나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내가 그동안 받았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나의 아픔이라 생각하고 더 이상 다른 이에게 아픔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 나에게 지나간 것과 같은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언젠간 나의 상처로부터 자유로운 시간이 올 것입니다. 또한 다른 이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않는 그러한 시기도 올 것입니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내가 받은 상처는 내가 치료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나의 상처를 돌아보고 스스로 치료하겠다는 의지가 그 시기를 앞당길 것은 확실합니다. 모든 상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그러한 때가 오는 것도, 내가 더 이상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도, 오직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