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by 지나온 시간들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덮인 것과 같은 그런 순수한 시절이었습니다. 아마 세상을 몰랐기에 그럴 것입니다. 많은 것을 경험하지 않았고 밝은 미래와 꿈을 간직하고 있었기에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누군가를 만나면 가슴이 뛰고 기대에 부풀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가만히 방안에 누우면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착각도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그렇게 살았습니다. 노력하면 푸른 꿈이 실현되리라 믿었습니다. 노력만큼 좋은 결과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이룰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순간순간 최선의 선택이라 믿고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 길이 비록 험하고 어려워도 고비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흘러도,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도 참고 또 참으며 그렇게 고개를 넘어왔습니다. 중간에 잠시 쉬면서 마시는 물은 가슴 한가운데를 터놓는 듯 너무나 시원했습니다. 푸른 산 위에 걸쳐진 하얀 구름은 보기만 해도 멋있었습니다.


그 시절이 너무나도 그립습니다. 지금 여기 이곳을 떠나 그때 그곳으로 가고만 싶습니다. 내일 당장이라도 갈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슴 뛰는 그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꿈을 꾸며 하루를 보냈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하지만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며 불가능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느낍니다. 시간은 미래로만 흐를 뿐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나의 잘못도 돌이킬 수가 없고, 내가 걸어온 길도 다시 걸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한 선택도 이미 끝나 버렸습니다. 한없이 많이 남아있을 것 같은 시간도 어느새 이렇게나 많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치열하게 살았건만 이루어 놓은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플 뿐입니다.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아는데, 왜 이리 그리운 것일까요? 다시 주어진다고 해서 더 나은 선택과 더 나은 모습이 될 것 같지도 않은 데 왜 이리 아쉬운 것일까요? 마음을 내려놓으려 해도 잘되지 않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현재를 열심히 산다고 해도 그때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어째서일까요?


생각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마음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순간이 있었다는 것, 가슴 뛰던 날들이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요?


무더운 여름이 이제는 가고 가을이 서서히 다가옵니다. 가을이 그리 기대되지 않는 이유는 지나간 시절의 그리움 때문인 것일까요?


나에게 마음이란 것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옛날을 그리워하지 않고, 그 시절을 생각하지 않는 그런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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