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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Aug 24. 2022

콜드 마운틴

아이다(니콜 키드만)를 사랑한 인만(주드 로)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 채 남북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으로 가슴이 저리다면 그건 뭐라고 말하죠?”


  아이다 역시 인만을 마음에 두고 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전쟁은 한 치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었다. 언제 전쟁이 끝날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길고 긴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아이다는 인만에게 편지를 쓰며 그를 그리워한다. 인만으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을수록 그녀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전쟁으로 인해 집안은 기울기 시작하고, 오직 하나밖에 남지 않은 가족인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난다. 아이다에게는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의지할 사람도, 살아갈 재산도, 그녀는 텅 빈 광야에 혼자였다. 


  아이다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으로 인만은 탈영을 감행한다.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것은 아이다라는 사실에 죽음도 불사한다. 탈영한 병사를 끝까지 쫓는 인간 사냥꾼에게 생존을 위협받지만, 인만은 아이다를 보기 위해 모든 역경을 감내한다. 자신의 목숨보다 아이다가 우선이었다. 


  탈영한 인만에게 아이다의 편지는 전해지지 못하지만, 아이다는 포기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편지를 보낸다. 언젠가는 그가 돌아오리라는 오직 하나의 믿음으로 그녀는 하루하루를 버틸 뿐이다. 


  수천 킬로미터를 홀로 가는 길고 긴 여정에서 인만은 인간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죽음의 고비를 지나 끝없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인만은 아이다를 향해 걷고 또 걷는다. 


  수많은 장애물을 지나 4년 만에 콜드 마운틴에서 만난 인만과 아이다, 둘은 꿈인지 생시인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아니요, 우리는 수천 번 만났었어요. 그 순간은 마치 다이아몬드로 가득 찬 주머니 같았죠. 현실이건 상상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아이다의 말에 인만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달았고, 그 힘겨운 여정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탈영이라는 엄청난 무게는 둘의 아름다운 사랑을 짓눌려 버렸다. 제대로 피지도 못한 채, 인만과 아이다의 사랑은 그렇게 끝이 나버렸다. 비록 인만은 세상을 떠났지만, 아이다는 인만의 아이를 키우며 평생 그를 그리워하며 살아가게 된다. 


  전쟁이라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목숨이 언제 사라질지 알 수도 없었지만, 인만과 아이다는 그렇게 서로를 믿었고 영원히 사랑할 수 있었다. 인만에게 콜드 마운틴은 아이다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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