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놓쳐도 저기가 붙잡는다.

마감일, 마감 시간, 제출 서류 꼼꼼히 확인.

by 쏘녕

서류 마감일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취준생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생각에 괴롭다. 그리고 문자가 온다.

서류 합격입니다.

다른 곳에서 온 문자다. 괜찮아진다. PT 면접과 직무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한 번도 안 해본 형식의 면접이다. 앉아서 말로만 했었는데 과연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대학원 면접이나 발표와 비슷해 보이면서도 발표의 방향성이 너무 어긋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이 생긴다. 그래도 잘 준비해 놓으면 여기서 떨어진다 한들 PT 자료가 남겠지 하는 마음으로 돌린다. 자기 방어다. 사실 가고 싶은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는 회사는 아니지만 안 가고 싶은 조건도 없는 곳이다. 여기 가면.... 좋을 거 같다.


놓친 공고는 좀 억울하게 놓치긴 했다. 실제 공고 마감일이랑 취업사이트 마감일이 상이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물론 내가 잘 확인했어야 하는데 너무 여러 곳을 지원하다 보니 마감일로 줄 세우기를 하고 여러 개씩 쳐낸다. 그랬더니 취업사이트 마감일은 오늘, 실제 마감일은 어제. 그리고 보통 11시 59분까지 마감이지만 오전 마감, 오후 3시 마감 이런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당일이 돼서 확인하면 지나가버린 거다.


사실 마감일을 놓치는 공고는 속으로 걸리는 조건이 있는 곳이었다. 내 연구와 너무 안 맞아서 떨어질게 뻔한데 취준생으로서 지원서를 넣어보지 않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은 공고. 아니면 계약직 1년.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경력 1년은 다른 공고를 지원할 때 신입이 되어야 한다. 물론 그것도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나는 긴 수험생활로 같은 스펙의 사람들에 비해 나이가 많다. 그러니까 이 나이에 신입으로 뽑아 줄까 하는 공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정규직으로 진득하니 2-3년은 일할 곳이 필요하다.


암튼... 그래서 노션으로 공고 관리를 하고 있고 이게 맞나 저게 맞나 하며 만들어보고 있다. 먼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것부터 봐야 할 텐데 냅다 내 거부터 준비하는... 미련한 방법을 쓰고 있지만 불안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 그냥 시작하는 게 불 붙이기 쉽다는 걸 알기에 이러고 있다. 이 와중에 브런치 글을 쓰는 것도 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남한테 공감받는 것도 한계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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