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걸린 전화는 취준생에게 독약입니다
몇 년 전부터 김장철이면 배추 주문하려고요 하고 전화가 온다. 전화가 쏟아지는 게 아닌 걸 보면 그 집에서 잘못 표기한 건 아닌 거 같고 누르는 분들이 잘못 누르시는 듯하다. 방금도 받았다. 전화 잘못 거셨어요~하고 친절하게 답했는데 아무 말 없이 뚝 끊는다. 화가 난다.
별 손해도 안 봤는데 왜 화가 날까? 자기가 필요할 땐 열심히 여보세요를 외쳐놓고 죄송하단 말 한마디 없이 자기 용건 끝났단 표현을 노골적으로 하는 게 싫은 건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분이 나쁜 건 분명하다. 감정이 합당한 지 찾는 게 의미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난 내가 화를 내지 않게 달래주고 싶다.
나도 내향인으로서 당황해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말들이 많겠지. 고맙다 미안하다 못하고 지나간 사람들에게 이제 와서 전할 수 없으니 이런 식으로 돌려받는다 생각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