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갈피 셋, neverending story_아이유
끝나지 않는 이야기, 다시 아이유의 목소리로
여름이 막 피어나려는 5월 말, 아이유에게서 마음을 건드리는 작은 선물을 받았다. 처음 티저를 보았을 땐 인공지능으로 만든 영상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정식 뮤직비디오를 본 순간 나는 2002년 겨울, 수련회를 가던 버스 안으로 되돌아갔다.
처음 ‘never ending story’곡을 접한건 2002년이었다. 겨울방학 수련회를 앞두고 있었는데 어린시절 사랑이 뭔지 정의를 내리기도 어려웠는데 가사가 마음 한 쪽을 울렸다. mp3가 막 보급되던 시절, 몇 곡만 담을 수 있었던 플레이리스트의 첫 곡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오마주한 작품인데, 대사 없는 아이유의 연기는 ‘폭싹 속았수다’ 이후 깊이가 더해진것처럼 보였다. 남주를 좋아하고, 감정이 무르익던 시기 창문넘어로 궁금증을 흠뻑담은 눈빛과 남주가 떠나고 같은곳을 들여다보는 허탈한 눈빛은 같은 자세 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사람이 서있는것처럼 보였다.
원작에서 남주는 사진관을 운영하지만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서는 그 설정이 변주되었다. 만화방을 운영하는 것으로 바뀐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만화방이라는 공간은, 원작의 필름 사진관 못지않게 아날로그 감성을 환기시킨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아이유는 증명사진 뒤에 전화번호를 남겨 마음을 전하는데, 이런 재치는 그저 따라만 하는 장면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긴다.
남주 역할을 맡은 허남준 배우는 신선한 인상을 지닌 외모였고, 연기 또한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다.
다만 한석규처럼 따뜻한 얼굴을 가진, 연령대가 높은 배우가 맡았다면 더 깊이 있는 장면이 연출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이유 팬들은 물론이고, 2000년대 추억에 잠기고 싶은 사람, 싱그러운 여름날을 보고싶은 분들이라면 두고두고 마음 한 켠에 남길 선물처럼 남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