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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n유미 Nov 27. 2024

수다는 스페인어로 하겠습니다

Chap. 4  조르바가 되기 위한 조건-수준 높은 지껄임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가진 것 다 팔아 악기를 사고, 원하는 곳으로 떠돌며, 일하고 지껄이며 즐기는 삶.

캬~ 멋지다.


나는 결심했다. 1천만 원이 모이면 스페인으로 뜨겠다.


 SNS를 하다 보면 라틴댄스를 하는 외국 댄서들이 알고리즘에 의해 내 폰에서도 춤을 춘다.

하도 보다 보니 ‘이 사람은 중심이 하체에 있네, 코어에 있네.’ 그런 걸 알게 된다. 눈만 높아진다.

마침내 내 높은 눈을 사로잡은 댄서를 발견했다. 그녀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강습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그곳으로 가야겠다!

출처. mercedes sayut

남편은 “또 시작이네”하며 한숨을 쉬더니 빚이나 갚자고 했다.

하지만 나는 진심이다. 그런데, 돈을 모아야만 갈 수 있나? 할부라는 제도가 있지 않나.

그렇다고 다 팽개치고 카드를 긁을 수는 없다.  

더 열정적인 요인을 추가하기위해 스페인어 공부를 시작했다.


기본적인 대화만 가능하면 간다!

(어라? 한 편으로는 또 다른 핑계가 될 수도 있겠다?!)


유튜브에 한글로 라틴음악 가사를 따라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한 채널을 구독한다. 이 유튜버가 ‘스페인어 왕초보 강의’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지를 본 순간, 바로 실시간 줌수업에 등록했다.


“원, 투, 쓰리~”가 아니라, “우노, 도스, 뜨레스~”로 라틴댄스를 배우겠다는 결심이 섰으니까!

출처. 채군의 께딸스페인어

스페인어는 영어발음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직관적이다. 콩글리쉬처럼 읽으면 되는 단숨함에 감탄이 나온다.


영어를 배울 때 툭치면 나오는 인사말.

(영어) 하우 아 유? / 아임 파인 생큐, 앤 유? / 아임 파인 생큐.

스페인어로 해보자. 툭치면 나올 수 있도록 외우자.

(스페인어) 부에노스 디아스, 께 딸? / 무이 비엔. 그라시아스. 이 뚜? / 비엔 땀비엔. 그라시아스.

와우. 해볼 만한데?!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쉽다는 건 착각이었다. 문제는 동사였다. (왕초보 2강인데, 벌써...)

(영어) 아이-앰/유-알/히, 쉬-이즈 ( -> 웬만하면 is 또는 are면 되는데)

(스페인어) 요-쏘이/뚜-에레스/엘, 에이야-에스( -> 이 외에도 동사가 많다!!)

게다가 인칭대명사, 단어에도 성(여성, 남성)이 있다!!


오늘도 나는 조르바를 꿈꾸며 스페인어 왕초보 공부를 한다.

어느 날, 내 수다는 스페인어로 시작될 것이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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