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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이 Jan 06. 2023

[모아이의 쩝쩝학사 ep.02] 훈제연어 크림수프

훈제연어 크림수프를 만들어보다.



안녕 모아이다. 오늘은 훈제연어 크림수프를 만들어 보았다. 어린 시절 수프는 나에게 조금은 고급진 느낌을 주는 음식이었다. 그 고급스러운 느낌이어서 그런 걸까, 돈가스 시키면 조금 나오는 그 오뚜기 수프는 어린 모아이가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뚜기 수프처럼 크림 수프만이 수프인 줄 알았던 모아이가 어느 날 처음 토마토 수프를 보았을 때 그 충격이란...


무튼


오늘은 오늘 도전해 볼 레시피는 해당 레시피이다.


https://youtu.be/zf7JX7d9PK0






해당 영상인 유튜버 공격수 셰프인, 박민혁 셰프가 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쉬워 보이기도 하면서 

상당히 맛있어 보여서 시도해 보았다.


나는 2인분으로 준비하였기에 위에서 소개하는 레시피의 2배로 준비하였다.


자세한 레시피는 말하지 않겠다. 왜냐면... 뒤에 보면 안다.


일단은 우선 허브 오일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위의 영상에 보이는 수프 위 초록색 액체가 허브 오일이다. 종종 요리 영상들이 데코용으로 접시에 막 뿌려대던 것이 무언가 했는데 고것이 허브 오일이었다. 하지만 허브 오일의 재료로 많이 쓰이는 이탈리안 파슬리나 바질을 구하려면 근처 마트까지 버스 타고 가야 했다. 완벽한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래서 나는 깻잎으로 허브 오일을 만들기로 하였다.



허브오일 만드는 레시피는 해당 영상을 참조하였다.


https://youtu.be/L1DLsQERQAc


깻잎은 한 봉다리만 샀는데 생각보다 양이 많지가 않았다. 하는 수 없지 뭥


나는 오일 재료로 카놀라유를 사용하였다.



기름을 55도에서 60도까지 올려야 한다. 냄비에 은근히 내 얼굴이 보인다.


안녕




집에 온도계가 있다. 이것으로 기름의 온도를 잴 것이다. 지금 실내 온도는 28도이다. 따뜻하군


요리할 때 온도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장만하였었다. 실제로 쓸 일이 많아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


기름에 불을 올리고 온도계 꺼내서 사진 찍는 동안 온도가 157도나 되었다.

물처럼 보글보글 끓지 않아서 온도가 이렇게 높은 줄 몰랐다.

손이라도 실수로 넣었다면 아주 바삭해졌을거다.

참고로 카놀라유 끓는점은 250도라고 한다.


그래서 냉동실에 넣고 식혔다.


10분 후...



너무 식혔네?

그래서 다시 가열해서 온도를 55도에 맞추었다.


믹서기에 55도 오일과 깻잎을 넣고 갈갈갈 간다.


갈갈갈 가는 중

사진 보면 알겠지만, 잘 안 결려서 도중에 통을 바꾸었다. 설거지 거리가 늘어났다.


허브 오일 만들겠다고 여과지도 샀다.


요리하려면 돈이 많이 든다.

뜰채에 여과지를 받치고 믹서기에 갈갈갈 간 것을 붇는다.

그나저나 영화과 나온 주제에 사진 드릅게 못 찍는다.

핑계를 대자면 요리하면서 사진 찍는 것은 굉장히 번거롭다.

요리에 집중하면 자꾸 사진 찍는 것을 까먹게 된다.


블로그 하는 사람들 압도적 존경스럽다.



이렇게 나온 깻잎 허브 오일!!

꽤나 그럴싸하다. 맛을 봤는데 카놀라유를 많이 넣어서 그런가 별 맛은 나지 않는다.

다음에 만들 땐 좀 더 농도를 짙게 만들어 봐야겠다.



이제 본격적인 요리를 해보겠다.

우선 버터를 준비하였다. 레시피상 1인분에 250g이니까, 2인분인 500g을 준비하면 되겠다.

근데...


이미 373g인데...?

나는 차마 500g을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저 정도면 혈관이 살살 녹지 않을까...

나는 용기가 나질 않아 그냥 373 g만 넣었다.


요로코롬 버터를 넣었다. 오늘은 진득이 오래 요리해야 하니 코팅 팬을 준비하였다.

계속 가열하다. 얇게 감자 썬 것을 110g 넣었다.


감자 썬 것은 깜빡하여 사진을 안 찍었다.


그냥 얇게 썰었다.

파도 준비하였다. 파는 늘 맛있다. 파를 모조리 썰어주었다.


파를 파파팟 썰었다.

썰다 보니 눈물이 났다.

나는 ㄱr끔 눙물을 흘린다.



파도 넣고 파가 뭉글뭉글해질 때까지 중약불에 계속해서 끓인다.


버터 향과 파향이 은근히 퍼지며 꽤 괜찮은 냄새가 난다. 그렇다고 비주얼 때문에 함부로 먹지는 못하겠다.


훈제연어이다. 쓱으로 시켰다. 2인분이기에 180g 주문하였다.


10분 정도 끓이니 제법 파도 뭉글뭉글 해졌다.


훈제 연어 투척. 아직까지 기름이 너무 많은 것 같다...


5분 정도 뒤, 연어가 어느 정도 익고 나서는 접시에 일부분은 건져놓았다.


일단 냄새는 끝내준다.


생크림과 우유를 준비하였다. 우유 400ml, 생크림 200ml를 합쳤다.



생크림은 우유에서 지방 부분만 원심분리로 빼낸 것이라고 한다.

맛은 우유 같으면서도 우유 특유의 고소함은 없고 느끼한 맛이 있다.

우유 대신에 먹을만한 음료는 되지 못한다.



이제 이 우유와 생크림 혼합물을 버터에 넣고 짧게 한소끔 끓인다.

그리고 이것을 믹서기로 갈면은 수프가 완성이다.


허나 이 이후에는 사진을 못 찍었다.

왜냐하면 믹서기에 갈았더니 감자 전분이 으깨져서 밀도가 생기는데 이게 생각보다 훨씬 진해져서 거의 슬라임 수준으로 나와버렸다.


생각해 보니 내가 버터를 레시피보다 한참 덜 넣었으니 감자 점도가 그만큼 강해질 테니 감자도 덜 넣었어야 했는데,


그것을 간과하였다.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다시 팬에 옮겨닮아서 생크림과 우유를 넣고 다시 한번 끓였다.

이런 절차로 처음보다 좀 더 묽어진 수프가 되었지만 그 대신 맛의 균형은 많이 깨졌을 테다.

이미 요리가 개판 날 걸 직감하고 식은땀이 뻘뻘 났다.


트롤 편도결석 같은 비주얼이다

그리고 이 위에 아까 만들었던 허브 오일까지 뿌려주었다.

이렇게 보니 그냥 허브오일 뿌린 이유식 같은 이미지가 되어버렸다.


시식 소감은 일단은 파의 뭉근한 맛이 느껴지는 게 익숙하면서도 아주 독특하다. 그리고 이런 크림이 훈제 연어와 아주 찰떡으로 잘 어울린다.


다만,


느끼하다

도저히 사람이 먹을만한 것이 못되었다.

만약 내가 계량대로 버터를 넣어서 후에 추가로 생크림과 우유를 넣지 않았더라면 덜 느끼했으려나 싶다.

박민석 셰프님이 만들어본 수프를 직접 한번 먹어보고 싶다.



오늘의 교훈은 처음 요리할 땐 레시피 대로만 만들어보자 이다.

레시피대로 안 만드니 정확한 맛의 기준도 모르겠고 다음에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도 깜깜하다.


그나저나 폭망한 요리라서 글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했지만,

이런 실험정신이 나의 요리 생각(철학까진 아니고 생각)이라 여겨져 그냥 글로 썼다.

나에게 이 블로그는 실험 일지 비슷한 것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돈을 좀 덜 쓰고 덜 느끼한 요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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