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로 출근합니다》 Ep.8
"처음엔 누구도 나를 불러주지 않았다.
그저 ‘회장님’, ‘이모’였던 호칭이
어느 날부터인가, 나를 선생님으로 불러주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첫 봉사날,
아이들은 나를 ‘이모’라고 불렀다.
“이모, 이 책 빌려도 돼요?”
“이모, 책 좀 찾아주세요.”
어쩌면 그게 당연했다.
나는 학부모였고, 도서관 봉사자였으니까.
그렇게 한 계절이 지나고, 두 계절이 지나며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쌓여갔다.
책을 추천하고,
도서관 행사를 열고,
책장 사이를 누비며 함께 웃고 떠들고…
아이들과 나는 조용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한 아이가 조심스럽게 나를 불렀다.
“선생님… 이 책 어디에 있어요?”
나는 순간 멈춰 섰다.
‘선생님’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따뜻할 줄 몰랐다.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을 조용히 흔들어놓았다.
그날 이후,아이들은 점점 자연스럽게 나를 '선생님'이라 불렀다.
"선생님, 이거 빌려주세요!"
"선생님, 이 책 다 읽었어요!"
"선생님, 저 이 책 추천받고 싶어요."
누구도 내게 직함을 주지 않았지만,
아이들이 내게 건네준 이 한마디가
내 존재를 인정해주고 있었다.
"사서선생님."
그 작은 호칭이 주는 힘은
내가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내 마음을 한 번 더 다잡게 만들었다.
“사람을 가장 성장시키는 건 누군가의 ‘믿음’이다.
아이들의 작은 믿음이
나를 하루 더 성장하게 만들었다.”
나는 점점 도서관의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이들의 눈 속에서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책을 넘기던 손이 더 섬세해졌고,
아이들의 관심사도 기억해냈다.
누가 어떤 책을 빌렸는지 어느새 나 스스로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이름 없이 시작한 자리가 아이들의 목소리 덕분에
조금씩 내 이름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름이 불릴 때마다 나는 내 꿈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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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이름이란 누가 붙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내는 것이다.”
나는 매일 도서관으로 출근했고,
그 매일의 쌓임이 결국
나를 ‘사서선생님’으로 불리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