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일상을 회복하는 작은 변화들
중독에 빠진 뇌는 참을성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약물이나 강한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뇌는 도파민의 영향을 조절하기 위해 도파민 수용체의 수를 줄여버린다(Volkow et al., 2003).
문제는 도파민이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받아줄 수용체가 사라진다는 데 있다. 이때 남아있는 도파민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떠돌게 되고, 음식이나 관계, 성취처럼 일상적인 보상들은 더 이상 즐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중독은 흔히 생각하듯 ‘쾌락을 좇는 상태’라기보다, 아무것에서도 기쁨을 느낄 수 없게 된 상태에 가깝다. 이 상태의 뇌는 즉각적인 만족을 강하게 갈망하고, 그 갈망은 강박과 통제력 상실로 이어진다. 부정적인 결과를 이미 알고 있음에도, 뇌는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독된 뇌는 회복될 수 있다. 다만 시간이 필요하다.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반복적인 약물 노출 이후, 뇌의 보상 시스템이 다시 균형을 찾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Woolverton et al., 1989)고 한다.
이 시간 동안 중요한 것은 중독행위를 멈추고, 보상 시스템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일이다. 그래야만 삶의 작고 사소한 순간들에서도 다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운동이다. 운동은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고(Sutoo & Akiyama, 1996), 감소했던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 회복을 촉진해 손상된 보상 체계를 보완한다(Robertson et al., 2016).
일정한 강도의 운동을 하면 몸은 분명히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이때 뇌는 통증을 견디기 위해 엔드로핀(Boecker et al., 2008)과 엔도카나비노이드(Dietrich & McDaniel, 2004) 같은 물질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고통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해 다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상태를 준비시킨다.
중요한 점은 무리해서 자신을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다. 몸이 ‘조금 힘들다’고 느낄 정도의 운동이면 충분하다. 중독 회복에서 운동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이 감당 가능한 불편함이 무너진 보상 회로를 다시 연습시키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회복은 중독에서 벗어났는지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일상이 다시 작동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중독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는 너무 크고, 모호하다. 대신 일상에서 감당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하루하루를 작은 승리(small wins)로 채워가는 것이 회복의 핵심이 된다(Weick, 1984). 변화는 ‘잠을 충분히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운동을 했는지’와 같이 작고 구체적인 성취를 반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변화는 ‘잠을 충분히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운동을 했는지’와 같이 작고 구체적인 성취를 반복하는 데서 시작된다.
부마안 TIP — 오늘의 하루는 “얼마나 참았는지”보다 “잠을 잤는지, 밥을 먹었는지,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는지”로 확인해도 충분해.
1) Volkow, N. D., Fowler, J. S., & Wang, G.-J. (2003). The addicted human brain: Insights from imaging studies.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11(10), 1444–1451. https://doi.org/10.1172/JCI200318533
2) Woolverton, W. L., Ricaurte, G. A., Forno, L. S., & Seiden, L. S. (1989). Long-term effects of chronic methamphetamine administration in rhesus monkeys. Brain Research, 486(1), 73–78. https://doi.org/10.1016/0006-8993(89)91279-1
3) Sutoo, D. E., & Akiyama, K. (1996). The mechanism by which exercise modifies brain function. Physiology & Behavior, 60(1), 177–181. https://doi.org/10.1016/0031-9384(96)00011-x
4) Robertson, C. L., Ishibashi, K., Chudzynski, J., Mooney, L. J., Rawson, R. A., Dolezal, B. A., Cooper, C. B., Brown, A. K., Mandelkern, M. A., & London, E. D. (2016). Effect of exercise training on striatal dopamine D2/D3 receptors in methamphetamine users during behavioral treatment: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Neuropsychopharmacology, 41(6), 1629–1636. https://doi.org/10.1038/npp.2015.331
5) Boecker, H., Sprenger, T., Spilker, M. E., Henriksen, G., Koppenhoefer, M., Wagner, K. J., Valet, M., Berthele, A., & Tolle, T. R. (2008). The runner’s high: Opioidergic mechanisms in the human brain. Cerebral Cortex, 18(11), 2523–2531. https://doi.org/10.1093/cercor/bhn013
6) Dietrich, A., & McDaniel, W. F. (2004). Endocannabinoids and exercise.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38(5), 536–541. https://doi.org/10.1136/bjsm.2004.011718
7) Weick, K. E. (1984). Small wins: Redefining the scale of social problems. American Psychologist, 39(1), 40–49. https://doi.org/10.1037/0003-066X.39.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