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는 사기꾼이다. 절대 가까이하지 마라."
1995년, 중국 항저우의 낡은 골목마다 깡마른 체구에 커다란 입을 가진 한 사내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그의 이름은 마운(Ma Yun), 훗날 전 세계가 '잭 마(한국에서는 마윈으로 불린다.)'라 부르게 될 사나이다.
당시 그는 정체불명의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들고 다니며 기업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었다. 사람들의 눈에 그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을 팔아 연명하는 전형적인 협잡꾼에 불과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몰랐다. 그 ‘사기꾼’의 외피 아래, 수차례의 낙제와 30여 번의 취업 거절로 단련된, 강철보다 질긴 생존 본능이 꿈틀대고 있었다는 사실을.
24명이 지원한 KFC에서 유일하게 탈락했던 사내, 외모가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경찰직에서도 거부당했던 이 남자가 어떻게 전 세계 비즈니스의 판도를 바꿨을까? 그 운명적인 마법의 시작은 시애틀의 어느 어두운 방, 그리고 한 권의 채무 서류에서 시작되었다.
잭 마가 인터넷을 처음 만난 배경에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반전이 숨어 있다. 1995년 초, 그는 저장성 퉁루현 정부의 통역사 자격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션은 고속도로 건설 투자를 약속했던 한 미국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고 밀린 돈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를 기다린 것은 투자가 아니라 사기였다.
그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인 사업가에게 감금당하고 권총으로 협박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사기꾼의 소굴에서 기지를 발휘해 탈출한 그는 슬롯머신에서 딴 단돈 600달러를 쥐고 무작정 시애틀로 향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인류의 역사를 바꿀 새로운 문명인 ‘인터넷’이었다.
친구 빌(Bill)의 집에서 그는 인생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를 마주했다.
당시 중국에서 컴퓨터는 국가 기밀 수준의 고가 장비였기에, 잭 마는 그것을 만지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잭, 이건 폭탄이 아니야. 그냥 만져봐." 빌의 격려에 잭 마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검색창에 단어 하나를 입력했다.
'Beer(맥주)'.
화면에는 독일, 미국, 일본의 맥주 정보가 쏟아졌지만, 그 어디에도 중국 맥주는 없었다.
이어 검색한 'China'라는 단어에서도 결과는 차가웠다. "데이터 없음(No Data)".
이 짧은 문구는 잭 마의 뇌리에 번개처럼 박혔다.
전 세계가 연결되는 이 정보의 고속도로에 거대한 중국만 소외되어 있다니! 그는 이것이 수억 명의 운명을 바꿀 거대한 기회임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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